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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산당도 안 하는 ‘분양가상한제’…"탈 난다" [유은길의 PICK 글로벌부동산]

작성자
hwlee8
작성일
2019-08-17 00:19
조회
51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양가상한제’가 결국 다시 시행의 길로 들어섰다.

국토교통부는 8월12일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서울 경기 과천 성남 등 전국 31개 투가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단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시점도 ‘입주자모집 승인신청’ 단계로 변경해,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격 통제를 공식화했다.

실제 시행은 10월쯤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시장내 불확실성 증폭으로 혼란과 부작용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예상되는 문제는 작게는 사업을 진행중이던 재건축단지들의 반발 및 법적 분쟁, 크게는 개발 및 시공사 수익성 악화에 따른 주택공급 축소, 이에 따른 주택가격 재폭등, 한편으로는 지금보다 가격이 싼 새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청약과열 및 전세난, 그러나 당첨이 되지 않는 실제 현실에 오히려 무주택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될 것이라는 우려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집값 급등 지역(서울 강남권)에 대한 핀셋규제 그리고 주택가격 안정으로 서민들의 내집마련에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그런데 ‘분양가상한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사실 다른 곳에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말 그대로 주택 분양가를 정부가 통제하는 제도이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는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공급이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이런 수요 공급의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면 그것이 계획경제이고 사회주의 경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사회주의쪽으로 한 걸음 크게 움직인 셈이 된다. 물론 부동산, 특히 주택이라는 상품은 공공재의 성격이 있어서 정부가 일정부분 관리를 해야한다. 집값폭등을 막아야 하고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도와야한다. 그런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격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어떤 나라도 도입한 곳이 없다. 심지어 사회주의국가인 베트남 조차도 주택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지 않는다. 베트남 부동산시장은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많지만 분양가에 있어서 만큼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토지는 국가 소유지만 아파트 분양을 할 경우 가격결정을 시행사가 한다. 이러다보니 아파트 분양가가 천차만별이다. 위치 및 시공품질, 내부 옵션 수준 등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그래서 고급 아파트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분양가 마저 나오게 된다. “베트남 아파트가 왜 이렇게 비싸냐?”는 국내 투자자들의 반응이 나오게 되는 이유다. 그런데 실제 아파트 상태를 살펴보면 조금은 이해가 가게 된다.

‘자율분양가’로 인해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행사가 터무니없이 비싼 분양가를 내세우기도 하는데, 이럴 때 적정 시장가격 분석을 못하는 사람은 일명 ‘호갱’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해서 이런 아파트는 결국 미분양이 되어 시행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러다보니 시행사들은 꾀를 내어 한 단지에서도 아파트 동별로 분양가를 다르게 책정해 시장반응을 보며 사업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제일 처음 분양한 1동은 아직 시장 반응을 가늠할 수 없어 싸게 분양하고(1㎡에 2천달러), 이것이 완판되면 2동(1㎡에 2천3백달러), 3동(1㎡에 2천6백달러)은 점차 가격을 올려 분양을 한다. 철저히 시장 및 고객 반응에 따라 그리고 상품 수준에 따라 가격이 변하게 된다.

요즘 베트남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2019년 8월 현재 기준으로 전년 대비 대략 10~20% 올랐다. 호찌민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간 이런식으로 계속 올라 누적 상승률은 엄청나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가격을 직접 통제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아파트 품질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시공기술은 물론이고 내부 설계 및 마감, 각종 옵션 수준 등 한국 고급 아파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훨씬 나은 아파트가 최근 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는 분양가를 자유롭게 풀어놓은 제도가 한 몫하고 있다. 고객과 시장이 원하면 얼마든지 고급스럽게 짓고, 가격을 더 받겠다는 단순한 원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민용 아파트들은 싸게 분양을 하고 있다. 서민들은 집을 원하지, 꼭 고급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니즈에 맞춰 주택공급을 한다. 사회주의 국가지만 주택시장은 철저히 시장경제 원리가 작동하면서 단기간내에 주거수준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의 주택품질과 도시미관은 우리 경제성장 수준과 등가하지 않는다. 우리의 시공기술과 미적 감각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불필요한 각종 규제가 시장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은 공공재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상품이다.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하게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분양가는 고객의 외면을 받게 되어 있다. 시장원리를 작동시켜야한다.

지금의 한국 부동산제도는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국토부 관계자들 조차 세부 규정을 잘 모른다. 계속 제도가 바뀌고 너무 자세한 규정을 만들어 담당자들 조차 내용이 헷갈리기 때문이다. 제도는 간단하고 모두가 이해하기 쉬워야한다. 그래야 지키게 된다. 지금처럼 정부가 너무 세세한 내용까지 정하고 통제하면 시장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지금 서울 집값 상승은 투기세력에 의한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그 투기세력(및 투자자)를 포함한 자연스런 시장 작동에 따른 것으로 봐야한다. 그러면 시장원리에 입각한 해법을 내놓아야한다. 그런데 정부는 시장 현상에 반시장적 대응을 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은 한국 부동산시장에서 변수가 많은 특이한 시장이다. ‘분양가상한제’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경제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정책처방으로 정부가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는 왜 사회주의국가 베트남도 시행하지 않는 ‘분양가상한제’를 이 시점(그것도 미-중, 한-일 갈등으로 경제가 위기에 처한 바로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 시장에 적용하려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출처:한국경제TV 원문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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