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연합해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영국, 호주, 인도등과 태평양에서 새로운 안보 경제블록을 구축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국제정치를 보는 감각은 아주 탁월하다. 아베 신조가 코노타로(河野太郎)를 외무대신으로 발탁한 것도 드라마틱하다.

코노 타로는 역사관에서 아베 신조를 사사건건 비판해온 코노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이다. 주변에서는 요헤이의 아들을 입각시켜도 되겠느냐고 걱정했지만 아베신조는 “코노 타로가 국제감각도 뛰어난 인재이며 아버지와는 다를 것” 이라면서 코노타로를 과감하게 외무대신으로 발탁했다고 한다.

메이지시대 정적이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발탁해 정부에 기용하는 전통이 지금도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자민당내에서 가장 외곽에 있는 명왕성(自民党の中で一番外れた冥王星)으로 비유되는 코노타로를 국제외교무대의 중심에 서도록 한 아베 신조의 용인술은 남다르다.

1963년생인 코노타로는 서구와 비교해 그리 젊은 편은 아니지만 노정객이 많은 일본정치에서는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작은 정부를 주장해온 코노타로는 정통외교관료출신은 아니지만 그의 경력이나 에피소드를 보면 국제감각을 아베 총리가 인정할 만 하다.

게이오대학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미국에 건너가 조지타운 대학에서 비교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했는데 이때 가택연금중인 레흐 바웬사 자유노조위원장을 방문했다가 체포돼 구치소에서 하루를 지낸 에피소드도 있다. 조지타운대학에 다니면서는 매들린 울브라이트의 세미나에도 참가하고 미 의원들의 캠프에 들어가 자원봉사와 인턴을 하는 등 워싱턴 정가의 메커니즘을 경험했다.

조지 타운대학은 빌 클린턴과 압둘라 요르단 국왕의 모교이기도 한 인연이 있다. 특히 중동에는 개인적 연고를 살려 외무대신 취임이후 중동외교를 무척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모로코에 이르기까지 보폭을 넖히고 있어 아랍이 좋아하는 사무라이라고도 부른다.

외국유학시절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민간기업의 사원, 그리고 정부에서는 규제개혁, 소비자 식품안전, 방재담당 특명담당대신, 법무부부대신 등을 지낸 코노타로는 성격도 활달하며 각분야의 전문지식도 있어 원자력, 해양, 환경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정책을 설명한다.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네이티브들이 대단하다고 격찬할 정도다. 법무부대신 재직당시 미 시애틀에서는 대본 없는 연설로 좌중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는 어학 능력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지식으로 무장돼 있어야 하고 어떤 화법을 구사해야 할지 위트도 있어야 하는데 코노 타로는 둘 다 갖추고 있다.

미디어원=박상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