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정 인태기자) 22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진 강연에 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해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갔을 때 일을 떠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고, 이에 김 위원장은 “아시다시피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그리고 내게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핵을 이고 평생 살아가길(carry the nuclear weapon on their back their entire life) 원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앤드류 김 전 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매력이 있고 핵심을 짚을 줄 알며, 기술적으로 통달해 있었다”고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깜짝 발표한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라고 한미가 주장하는 데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 주민들, 대중은 그 훈련에 대해 매우 ‘공격적’으로 느낀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뜻했던 것은 북미가 70년 이상 적대관계를 가져온 만큼, 그가 핵 야망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게 북미 양측이 따뜻한 관계와 믿음을 쌓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맞물려 미국의 전략자산 반입 중단 요구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협상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거론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북미 막후 협상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한국계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자로 은퇴한 뒤 이 연구소의 방문학자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의 네 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다.

김 전 센터장이 공개적인 발언에 나선 것은 현직에 있을 때를 포함해 처음으로, 미 정보기관 고위 당국자 출신 인사가 공개강연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