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이용자 중심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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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정인태기자)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공간 구성은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하고, 공간 내 이용자 능률 상승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 병원, 오피스텔, 공공장소, 놀이터 등 이용자 중심의 공간활용방안을 도입하는 사례가 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서나 공부를 위해 사람들이 장시간 머무르는 도서관 역시 이용자 경험을 우선으로 고려해 디자인되고 있다. 기존의 딱딱하고 정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시설을 도입하는 등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효율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나에게 맞는 편안한 학습을 위해, KAIST(카이스트) 중앙도서관

올 3월 새단장을 마친 KAIST(카이스트)의 중앙도서관은 연구원들과 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찾는 공간인 만큼 학습 편의성에 초점을 둔 공간 디자인을 채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타 도서관들에서 흔히 버려지는 공간들을 활용해 열람좌석으로 재탄생시킨 공간 활용법이다. 빈 벽면을 따라 조성된 1인 열람공간은 높은 파티션으로 프라이빗한 느낌을 주어 완전히 독립된 공간에서 홀로 학습을 이어나간다는 느낌을 준다. 서가의 빈 공간에는 캐럴형 부스를 설치, 책상과 의자뿐만이 아닌 전기 콘센트를 마련해 노트북 등의 전자장비를 활용한 다양한 학습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서가 내에 설치한 모듈형 소파와 창가를 따라 조성된 열람좌석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 설치로 딱딱한 도서관의 이미지를 탈피해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바깥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등 안락하고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 누구나 보고 듣고 쓸 수 있도록…. 국립중앙도서관 ‘장애인정보누리터’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은 장애인 이용자들의 도서관 자료 접근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장애인정보누리터’를 운영하고 있다. 독서확대기, 골도무선헤드셋, 특수키보드와 마우스 등 자료 열람을 위한 다양한 보조공학기기를 마련했으며, 대면낭독, 화면해설, 문서작성 지원, 수화대면 낭독 등이 가능한 1:1 개별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승강형 전동휠체어, 화상캠 정보안내전광판 등을 제공해 공간 내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했으며, 인근 지하철역까지 이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해 도서관을 오가는 데에도 무리가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 마음껏 돌아다녀도 좋아. 어린이들을 위한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중랑천변에 위치한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은 작은 산이 겹쳐져 있는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벽 전체가 책장으로 연결되어 있는 내부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해 조성된 이 공간은 아이들과 자연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성된 점이 특징이다. 집중 시간이 짧고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내에서 맘껏 돌아다닐 수 있게 했고, 계단형 열람좌석을 설치해 의자가 아닌 바닥에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높은 천장에 비해 2m가 넘지 않는 낮은 서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근린공원 안에 위치한 장점을 활용, 통유리의 사용과 자연광 채광이 가능한 천정 유리는 언제든 하늘과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으며 공원과 마주보는 출입문은 지루할 땐 언제든 공원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도서관 가구 디자인 전문 기업 큰산인디컴 관계자는 “최근 도서관은 장서의 보관과 열람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이용자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변화하는 추세다”라며 “획일적인 도서관 공간 디자인에서 벗어나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