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의원, 흑산공항 건설 ‘무모하고 위험’… 취항 예정 항공기도 최근 10년 사고 빈발

(미디어원=조장훈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이상돈·이정미 의원과 국토교통위 신창현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흑산 공항 건설,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2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이상돈 의원은 27일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흑산 공항이 국립공원 내에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라며, “국립공원의 일부를 훼손함으로 발생하는 생태 문제, 과다 산출된 수요예측으로 인한 경제적 타당성 문제를 비롯하여 현재는 안전성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한 “교통수단으로서 공항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재 흑산 공항에 취항 항공기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ATR 42 (50인승) 항공기가 짧은 활주로에서 안전하게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의심해 보아야 한다.”라고 지적하면서, “환경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에 앞서 안전성 문제를 재검토 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 보도자료에서 ▲짧은 활주로 ▲장애물제한표면 설정기준 미달 ▲불안한 시계비행 ▲소형항공기에 대해 국내의 축적된 경험 부족 등 4가지를 이러한 주장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짧은 활주로

국토교통부가 2018년 2월 제출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변경)요청서」에 따르면 당초 계획한 공항부지에서 활주로 방향을 반시계 방향으로 4.6°회전함으로 공항입지 계획을 변경하였고, 이에 따라 당초 1,200m 이던 활주로가 1,160m 로 40m 감소했다. 국립공원 훼손 논란이 불거지자 훼손 면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활주로 감소에 따른 안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보완 계획서라는 주장이다.

국토부는 흑산도의 제한된 활주거리 및 경제성 고려에 따라 50인승 규모의 항공기가 취항하기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검토한 두 개의 취항가능 항공기(ATR 42-500, Q300) 중에 ATR 42 기종을 중심으로 활주로 길이와 안전성의 상관관계에 대해 검토해보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취항의 최적 항공기로 선정된 ATR 42 기종의 경우, 최대이륙무게(MTOW)에서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165m 이다. 2015년 6월 국토부가 제출한 「흑산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평가 종합보고서」는 ATR 42-500 기종의 이륙활주로 길이가 1,165m 로 ATR 공식자료와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으나, 올해 2월 제출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변경)요청서」에서는 1,160m 로 상이하게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공기 제작사의 공식 자료에 나타난 기본 정보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 이륙거리가 1,050m, 착륙거리가 1,080m로 서술하고 있는데, 착륙거리가 이륙거리보다 더 길게 기재되어 있어 산출결과가 정확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ATR 42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가 확보된다고 할지라도 이는 최적의 기상조건과 적정이륙무게, 조종사의 오차없는 비행을 가정한 경우이다. 만석으로 운항하거나 수화물의 총중량이 증가하는 경우, 폭염 기상 또는 활주로 노면이 젖은 상태일 경우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의 길이는 이보다 더 길어야 한다. 또한 조종사의 비행능력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선 활주로 길이가 1,165m 보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비행기의 활주로 이탈 사고는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3월,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악천후로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가 있었고, 2018년 5월 인도 뭄바이에서는 활주로를 이탈한 항공기가 주변 나무와 충돌하였으며, 같은 해 6월에는 필리핀 부수앙가 공항에서 활주로 이탈 사고가 있었다. 위의 사례는 활주로 주변이 평지였기에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흑산도의 경우 여유 활주로가 전혀 없어 이러한 ‘오버런’ 사고에 극히 취약하다.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바다로 추락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위의 자료에서 활주로 남측 지형에 분포한 지질이상대와 고파랑 영향 및 급한 지형을 보존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하여 장기적으로 공항부지 안정성을 제고하였다고 설명하지만, 활주로 길이가 다만 얼마라도 짧아지면 안전성은 더 취약해질 뿐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장애물제한표면 설정기준 미달

흑산 공항 건설을 위한 장애구릉절취구역 면적도 당초의 277,668㎡ 에서 166,600㎡ 로 줄어들었다. ‘장애물제한표면의 설정기준(국토교통부 예규 제205호)’은 비행방식에 따라 비행장에 설정하여야 하는 장애물제한표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흑산 공항의 ‘전이표면(착륙대의 측변 및 진입표면 측변의 일부에서 수평표면에 연결되는 외측 상방으로 경사도를 갖는 복합된 표면)’의 경사도는 아래쪽 가장자리에서 외측 상방으로 7분의 1이 되어야 한다(제2장 2.2.6.3).

흑산 공항의 경우 공항입지로 거론되는 구역의 가장 큰 장애물은 대봉산이다. 매뉴얼 상의 장애물 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대봉산의 많은 부분을 깎아내어야 한다. 당초 계획에서 활주로를 4.6°회전시키고 절취면적을 감소하여 수정하였음에도 이 조차도 ‘7분의 1’이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계비행으로 장애물 회피를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안개와 바람 등으로 인한 충돌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의원은 무엇보다 국토부가 스스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불안한 시계비행

공항 주변의 장애물절취면적이 감소하게 되면 시계비행을 통해 장애물을 회피하여 운항해야 한다. 그러나 흑산도 지역의 악천후, 강풍, 안개 등 특수한 기상상황과 조종사의 비행능력 차이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국토부 자체 검토보고서 내 비행시뮬레이션 검증 과정에서도 항공기 조종사 관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시계비행의 위험요인을 해소하려면 계기비행을 병행해야 하는데, 흑산도 공항의 경우에는 계기착륙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선 추가로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 등 경제성 이유를 들어서 시계비행에 의존하도록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50인승 항공기 운항을 시계비행에 맡기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소형항공기에 대해 국내의 축적된 경험 부족

이 의원은 「흑산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평가 종합보고서」4-3~4-4쪽의 내용을 근거로 타당성평가 종합보고서에서 항공기 운항에 대한 내용은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흑산 공항 노선에 취항할 항공사의 유무, 취항 항공사의 인적·물적 인프라 등은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사업이 시행된다고 할 경우에도, 메이저 항공사가 아닌, 경험이 부족한 작은 규모의 마이너 항공사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소형항공기의 운항과 섬 지역 공항의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고 한다. 조사 시점에서 비교대상도 모두 해외 사례이며, 이 또한 대부분 평지에 건설된 소형 공항이다. 그에 반해 흑산도는 섬이자 산이다. 입지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공항 건설이 무리하게 추진된다면 대형사고는 예견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걱정한다.

이 의원은 “항공기 안전성에 관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시뮬레이션에 소모되는 비용의 규모뿐만 아니라, 섬 지역에 건설되는 활주로에서 처음으로 시계비행 기종 허가 상황임을 고려할 때 필수적으로 검토되었어야 할 RTO(Rejected Takeoff: 엔진결함이나 관제사 실수 등에 의한 이륙중단 현상) 등을 포함한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한 제반 사항과 조건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렸다면 국토부가 지출한 비용의 몇 배 이상의 금액이 소요되어야 정상이다. 따라서 일부 검토 조건을 누락하고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국토부는 시뮬레이션에 소요된 기간, 예산규모, 상세 조건 등 세부 사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25일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 공항 건설 여부 결정을 연기하였다. 국립공원 보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통수단으로써 안전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국토부는 2016년 9월, 흑산 공항 활주로의 짧은 길이를 지적한 한 방송사의 보도내용에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활주로 1,200미터 길이의 해외 공항 6곳을 소개했는데, 그중 3개 공항은 이후에 활주로를 연장했거나 확장한 바 있다. 국토부가 사실을 왜곡하면서 공항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라는 주장했다.

사진:조장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