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공세로 중국을 흔드는 억만장자 궈원꾸이(郭文貴 Miles Kwok) 사진: 트위터

중국의 4대 항공사중 하나인 해남항공의 회장 왕졘(王健)이 2018년 7월 3일 라벤더 풍경으로 유명한 프랑스 프로방스의 Bonnieux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망했다. 이 마을의 경치 좋은 교회당의 10미터 높이의 난간에 사진을 촬영하려 올랐다가 실족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에 망명한 중국출신의 부호 궈원꾸이(郭文貴 영어명 Miles Kwok)는 타살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서비스 채널에 왕졘의 프랑스 행적이 담긴 CCTV사진을 입수해 올리면서 “자신도 그 곳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절대 떨어져서 죽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내 손을 뒤로 묶고 아래로 밀어 떨어뜨려 봐라 절대로 죽지 않는다. 그곳은 라벤더 밭이라 다치기도 힘든 곳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궈원꾸이는 왕졘이 피살됐으며 그 배후에는 중국부주석 왕치산과 정법위부서기 멍졘쭈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왕졘이 죽기 전 약물이 투여됐을 것이라면서 북한 김정남의 죽음보다도 더 참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궈원꾸이는 해남항공의 왕졘이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 고위층 자녀들의 통장계좌와 여권을 관리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해남항공이 2017년 7월 29.5%의 지분을 뉴욕에 있는 해남항공의 자선기구인 츠항기금회(慈航基金會)에 넘겼는데 이 자금의 수혜자가 꽌쥔(貫君)이다. 꽌쥔은 왕치산의 사생아라고 궈원꾸이가 줄곧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2018년 밝혀진 해남항공의 부채는 6천억위앤에 달하는데 도둑질한 돈을 기부형식으로 빼돌렸다는 것이 궈원꾸이의 주장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쫑씽(中興ZTE)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했는데 다음 타겟이 해남항공이었고 미국이 조사에 착수하면 해남항공의 검은 내막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한 중국당국이 입막음을 위해 의문사를 가장해 왕졘을 살해했다고 궈원꾸이는 주장하고 있다. 궈원꾸이는 왕이 사망한 현장에 왕치산의 보디가드가 있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궈원꾸이는 이 같은 해남항공 회장 왕졘의 횡사가 알리바바의 마윈을 경악하게 했다고도 주장한다. 순자산 390억 달러로 포브스의 2018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 20위에 오른 마윈이 9월 11일 갑작스레 교육자로 돌아가겠다면서 은퇴선언을 한 것을 두고 궈원꾸이는 매미가 허물을 벗는 방법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는 ‘진찬퉈챠오’(金蝉脱壳)에 비유한다.

마윈의 은퇴발표는 미국의 조사를 피하는 목적과 함께 중국이 궁극적으로는 사기업을 국유화하려 기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산을 버리고 목숨을 부지하려는 것이라고까지 궈원꾸이는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찌독일의 히틀러가 유태인의 재산을 몰수한 것 외에도 사기업을 국유화한 전례가 있다면서 중국도 유사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도발적인 예측도 내놓고 있다.

궈원꾸이는 마윈이 아주 적당한 때에 절묘하게 알리바바에서 명목상 손을 뗐다고 진단한다. 현재 미국상장기업인 알리바바를 통해 재산을 보내는 수법으로 돈세탁을 해 도덕적으로 자유롭지 않은데 현재 직위를 장용(張勇)에게 넘김으로서 자신은 막후에서 핵심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궈원꾸이는 마윈이 향후에 빌 게이츠의 흉내를 내 거창한 구호를 내세운 재단을 만들것으로 내다보면서 과거 알리바바는 중소기업을 돕는다고 했으나 사실 그가 죽인 것은 모두 중소기업이었고 중국의 중소기업은 마윈 때문에 씨가 말랐다면서 마윈의 위선을 극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쫑씽(中興ZTE)나 해남항공, 알리바바처럼 중국공산당과 유착해 비정상적으로 성장했거나 비리로 취약한 중국의 대기업이 32곳이다.

몇 달째 실종돼 생사가 불분명한 중국의 스타 여배우 판빙빙에 대해서도 그는 왕치산 연루설을 주장하면서 판빙빙과 해남항공과 신화보험명의로 장기 예약된 궈마오호텔 객실에서 밀회를 즐겼다는 주장도 했다. 이런 폭로가 Fake news라는 지적도 있지만 궈원꾸이의 폭로에 열광하는 이들은 사실여부 보다는 중국의 권력자는 그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는데 주목한다. 판빙빙은 미국의 대리인을 내세워 궈원꾸이를 명예훼손으로 법적조치를 취한다고 했지만 정작 그녀의 행방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궈원꾸이의 폭로는 중국의 최고위층과 관계된 것이어서 물리적으로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가 주장하는 정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 역시 어렵다.

중화권의 에드워드 스노든이라고도 할수 있는 궈원꾸이는 세계 유수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의 WSJ, WP, NYT, VOA, 유럽의 BBC, DW, 타이완의 자유시보, 홍콩의 SCMP, 일본의 SAPIO등 시사잡지들이 그와 수시로 인터뷰를 하거나 그의 트위터와 유튜브내용을 보도한다.

재외화교들도 그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화운동인사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리기도 한다. 예컨대 1989년 천안문사태의 학생지도자 왕단은 전혀 관심이 없다고 거리를 두는 반면, 중국의 사하로프라 불리는 웨이징성(魏京生)은 그를 공개 지지했고, 자오즈양(趙紫陽)의 비서로 한때 구금됐던 바오통(鲍彤)은 궈원꾸이를 깨달음을 주는 선생님(老師)이라며 극찬했고 하바드대 연구원으로 꽁민리량(公民力量initiatives for china)이란 단체를 이끄는 양졘리(楊建利)씨도 그를 응원한다.

1967년 중국 산동성 랴오청(聊城)출신으로 중졸학력인 궈원꾸이는 부동산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뒤 라이벌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2014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 머물면서 트위터와 유튜브로 중국 최고위층의 비리를 지속적으로 폭로하자 중국은 2017년그의 신병을 요구했으나 그는 폭로자로서 쌓은 영향력과 베일에 싸인 인맥으로 버티고 있다.

2014년 중국 부호 리스트인 후룬바이푸(胡润百富)순위 74위 155억 위안의 개인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궈원꾸이는 뉴욕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8천2백만달러의 초호화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뉴욕뿐 아니라 베이징, 홍콩, 런던에도 호화저택이 있으며 수 백대의 스포츠카, 여러 척의 요트, 두 대의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한 억만장자인 그는 이제 물질적으로는 더 이룰 것이 없다면서 유일한 소망은 마피아 소굴인 중국을 바꾸는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가진게 돈 밖에 없다고 하는 궈원꾸이는 중국공산당의 해외가족정보를 제공하면 두터운 사례를 하겠다고 유튜브를 통해 밝히고 있고 자기 돈으로 팀을 만들어 호주 등에서 중국공산당에 불리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궈원꾸이 역시 중국본토에서 정계인사들과의 유착으로 부를 축적한 만큼 그에게는 ‘정상(政商)’이란 수식어도 따라붙고 있기는 하다. 다만 부의 축적과정에서 그가 도덕적이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트위터와 유튜브로 중국의 혁명을 이루겠다는 그의 선언은 천안문이후 새로운 민주화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글: 박상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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