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에게는 익숙한 경음악이 있었다. 특히 폴모리아(Paul Mauriat)라는 경음악단의 연주로 유명했던 감미로운 음악 “이사도라(Isadora)”를 모르는 분들은 없을게다. 그 음악의 주인공은 안젤라 이사도라 덩컨(Angela Isadora Duncan)이다. <맨발의 이사도라>로 불렸던 미국의 전설적인 무용수였고, <현대 무용의 어머니>라 불려지기도 한다.

그녀에게서 나온 말이 Duncanism(덩커니즘)이었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얘기도 가히 전설적이다. 휘날리던 스카프가 오픈 카의 바퀴에 끼어 질식사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그녀의 남편 가운데 한 명이 당시 엄청난 재벌이었던 패리스 싱거였다.
싱거 는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싱의 대명사이다. 지금도 싱거코리아가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 예전에 꽤 사는 집에는 어머니가 싱거 미싱으로 아이들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히거나, 혹은 어려운 살림에 싱거 미싱 하나로 옷수선을 하면서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들도 많았다. 이 싱거미싱이야말로 우리 현대사와 함께 하는 눈물젖은 소품 가운데 하나다.

20세기가 시작되는 1900년에 세계 Top 100기업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업들 가운데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에도 여전히 Top 100에 들어가는 기업은 겨우 손에 꼽을 다섯개 기업 정도였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 중에는 화학전문기업 Dupont(뒤퐁) 등이 있었다. 물론 20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싱거미싱은 Top 100가운데에서도 Top이었다. 그리고 21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그 기업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조차 별로 없었다.

富不三代(부불삼대), 아무리 巨富(거부)라도 3대를 지키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세계 Top이었던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공산국가들이 70년을 넘기지 못했다. 중공과 북한이 이제 갓 70년을 넘겼지만 아마 더 오래 가진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강성한 나라도 항상 건국 후 70~90년, 즉 1세대를 25~30년으로 봤을 때, 3대쯤에서 큰 고비를 맞이 한다. 이 고비를 넘기면 안정된 국가로 존속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미국도 건국 후 90년쯤에 남북전쟁이라는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다른 예가 뭐가 필요하리. 이 대한민국도 건국 70년을 지나면서 국가 존망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삼성 얘기로 돌아가보자. 삼성그룹의 역사를 1938년부터로 보니, 지금까지 꼭 82년의 역사이다. 내가 이 기업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90년대 삼성자동차 때문에 꽤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은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나도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삼성자동차 이슈가 연일 화제였다. 모두가 삼성의 위기를 얘기했을 때, 명리학의 고수였던 나의 사부님은 이건희 회장의 사주를 언급하면서, 전혀 위기가 아닐 뿐더러 앞으로도 최소 50년은 승승장구할 것이라 예견하던게 기억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상을 보는 방법론 가운데 하나인, 동물의 모습을 가져와 인간의 관상을 보는 법인 #물형(物形)관상법에 의하면, 이건희 회장은 대표적인 장수의 동물인 거북상 이다. 이는 개인적인 수명을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의 기업 삼성의 운명을 얘기하는 것이기도 할게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부상한 지금, 삼성은 또 한번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온갖 대외적 어려움도 다 극복했건만, 내부적으로 키워왔던 문제들과 사방에서 경영권 탈취를 노리는 잠재적 세력들로 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좌파들의 집요한 공격도 심상치 않다. 바야흐로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천문학적 금액의 상속세를 뺏길 수 밖에 없고, 또 남은 상속분의 최대지분은 배우자의 손에 들어갈 것이다.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는 자칫 경영권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미 몇개월 전 이재용 부회장은 4세로 기업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은 이씨 일가의 삼성에 대한 지배는 3대로 표면적으로는 마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과연 좀더 지속적인 삼성의 발전을 가능하게 할지, 반대의 길을 걷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부디, 이 위기를 잘 이겨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오랫동안 살아남아 주기를 바랄 뿐이다.

몇 년전 박정희 시대의 전설적인 기획통였던 오원철 수석님을 직접 뵙고 많은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작년에 작고하셨으니, 그나마 생전에 뵈올 수 있었던 것이 내게는 큰 영광이었다. 탁월한 안목과 기획력의 참모들; 그리고 이 기획들에 玉石(옥석)을 가릴 줄 알았던 지도자 박정희; 그리고 수없이 많은 무모한 계획들을 필드에서 실행에 옮겨 누구도 상상 못했던 성과를 냈던 삼성, 대우, 현대 등 수많은 기업인들; 이 삼박자가 한치 오차없이 딱딱 맞아 떨어져 가 줬던게 이 대한민국의 기적이었다. 그 주역이었던 풍운아들, 마지막 거인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퇴장을 하고 있다.

오늘은 박정희 대통령의 41주기이다. 6년이란 긴 투병 끝에 하필이면 박대통령의 41주기를 하루 앞둔 날에 별세하신 이건희 회장; 이렇게 거인들의 퇴장과 함께, 영광의 한 시대가 저무는게 아닌지.. 그저 별 존재감 없는 필부들 조차 여러모로 착잡해지는 날이다.

시대의 거인,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 감사했습니다. 시대의 영웅들이시여….

@20201026 滄巫 송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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