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방적 금강산 시설물 철거 통지, 어떻게 대응하나?

[발행인칼럼] 남과북의 대표적 경협 사례였던 금강산 관광이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을 우리식으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여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며 향후 개발 운영에 있어 남측 배제 의사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3일 금강산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존 시설물 철거 지시 및 이에 따른 북한의 통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과 공동 점검단, 개별관광방안 검토 등에 대한 제안을 거부하고 신속히 철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1989년 1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쳬결하면서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남북경협과 화해협력의 상징이었으나 2008년 7월 북한 경비병이 관광객 박왕자씨를 조준 사살하는 사건으로 중단된 이후 10여년간 재개 하지 못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3일 금강산관광지 일대를 돌아보면서, 조성된 시설물에 대해 “민족성이란 것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건축미학적으로도 심히 낙후되고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 없다”라는 표현으로 비하했다. 또한 “금강산은 북남의 공유물도 북남관계의 상징도 아니다. 우리 식으로 다시 조성한다”며 남북공동개발의 기본정신을 부정하고 직접 개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관광객의 총격 피살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중단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못한 것은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은 북한의 잘못이며 그로 인해 시설물의 사용이 중단되었으니 이에 대한 보상의 책임이 북한에 있을 것인데 “시설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남루하다는 표현”까지 동원한 김정은 위원장의 억지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

또한 북한의 귀책사유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대꾸조차 하지 못하는 통일부당국자, 현대아산 한국관광공사와 아난티의 입장은 어떤 것이고 속내는 무엇인지 역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적으로 유명 관광지에 호텔 골프장을 비롯한 관광시설물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등의 투자는 법적으로 철저히 보호를 받으며 이는 개발과 운영을 위한 협약서에 세밀하게 규정되어있다.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의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투자 주체인 현대 아산, 한국관광공사, 및  아난티가 북한과 맺은 협약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떤 판단도 내리기는 어렵지만 만일 북한이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철거를 진행한다면 관광레저사업의 투자와 운영에 있어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것이다.

북한과의 협약이 잘못된 것이며 일방적으로 북한에 유리한 것이라면 더 이상의 협상은 필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북측의 시설 철거에 응하고 이를 계기로 새 판을 모색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견이 정부와 학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으나 이 역시 일고의 가치가 없다. 몰염치하고 몰상식한 상대와 무슨 사업을 같이 하겠는가.

이정찬 발행인/미디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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