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후원 향원정의 비밀 밝혀졌다.

일반 정자와는 달리 사방을 창호로 달아 바람을 막고 독특한 온돌구조를 갖춤

사진:경북궁 향원정 온돌조사 발굴현장, 제공: 공능유적본부

(미디어원=박예슬 기자) 고종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경복궁의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로 난방을 위한 온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으나, 풍동실험과 연막실험으로는 배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지난 9월부터 향원정의 온돌 형태와 연도(煙道)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하였다.

발굴조사 결과, 온돌바닥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주요시설인 구들장은 남아있지 않았으나 방의 구들장 밑으로 낸 고랑으로 온돌에서 불길과 연기가 나가는 통로인 고래둑, 불기운을 빨아드리고 연기를 머무르게 하려고 온돌 윗목에 방고래보다 깊이 파놓은 고랑인 개자리, 연기가 나가는 통로인 연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은 건물 기단 안으로 기와를 깨서 넓게 펴고 그 위로 석회가 섞인 점토를 다지는 것을 교차로 반복하여 기초를 조성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기초 바깥으로 방고래와 개자리를 두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방바닥 전체에 여러 줄의 고래를 놓아 방 전체를 데우는 방식과 비교하면 향원정의 온돌구조는 방 가장자리에만 난방이 되는 매우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연도는 향원정의 외부 기단하부를 통과하여 섬 동북쪽의 호안석축(護岸石築) 방향으로 연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호안석축은 강이나 바닥 기슭의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돌로 만든 벽을 뜻한다. 현재 남아있는 형체로 미루어 보아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는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 주춧돌)에 대한 조사 결과, 초석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에 균열이 발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해 초석의 침하현상이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초석(楚石)은 건물의 기둥 밑에 기초로 받혀 놓은  주춧돌을 뚯하는데 이를 받히는 넓적한 돌인 초반석에 균열이 감으로써 건물 기울어짐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미제로 남아있던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향원정의 안전을 위협했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본 조사를 진행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진행될 향원정 보수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국민이 더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문화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복궁 향원정(보물 제1761호)은 경복궁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고 조성된 상징적인 2층 정자 건물로, 경복궁 중건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의 익공식(翼工式) 육각형 정자로 일반적인 정자와는 다르게 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익공식(翼工式)은 전통 목조건축에서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 같은 곳에 짜맞추어 댄 나무 부재가 새날개처럼 뾰족하게 처리된 것을 의미한다.

향원정은 해방 이후 몇 차례 보수를 거쳤지만 계속해서 기울어짐과 뒤틀림 현상이 발생되어 해체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하였으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발굴조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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