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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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장성민)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60~80불 박스권을 횡보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최근 유가하방압력은 드셌다. 유명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내부에서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

정유산업은 3년호황 4년침체 7년주기의 경기 사이클비즈니스라고 한다. 지난 3년은 너무 좋았다. 정유사 재고차익이 컸으며, 저유가기 경쟁사별 정제설비 증설도 제한적이었다.

내년부터는 석유수요둔화 우려가 커 업황이 미미하겠지만 IMO2020이라는 강한 규제가 긍정변수라 호황의 끝자락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최근 유가변동성 확대를 일부는 이렇게 해석한다.

그 동안은 수요요인 보다 이란발 공급차질 우려(5월 트럼프의 이란제재 발표)로 급등했는데 10월부터는 공급차질 우려가 완화되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계속 올라갈 경우 러시아에 유리하고 지지율하락으로 연결되는 등 고유가 지속이 좋을 게 없으므로 사우디에 증산 압력을 넣는다.

이때만 해도 사우디는 다소간의 증산 제스쳐를 취했지만 10월 이전까지 적극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분위기가 바뀐 것은 언론인 피살사건 이후다. 혐의를 받는 사우디 왕세자가 대외적으로 궁지에 몰렸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바짓가랑이를 붙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트럼프의 유가 발언력이 세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사우디가 추락하는 유가 지지를 위해 감산발표를 했지만 트럼프가 감산하지 말라며 트윗 한방 날리니 바로 다시 유가가 빠졌다.

8월부터는 미국 원유생산량이 정체 되었다. 몇몇 유전광구에서 채굴해봐야 결국 멕시코만으로 가서 정제를 해야 하는데, 그 동안은 파이프라인이 부족했다. 생산해봐야 정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년 2, 3분기 중 미국의 송유관이 증설가동 된다. 이러면 생산량이 는다. 즉, 공급이 늘 것이라는 전망에 이란발 공급차질 우려가 다소 해소된 것이고 이게 최근 유가하락에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내년 경기전망을 좋게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도 짧게 끝날 리 없다. 중국경기 침체로 내년도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가 계속 빠진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연초유가가 낮고 연말유가가 올라가는 컨탱고 시장이 좋다. 재고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빠지면 이게 사라진다.

기저효과도 사라졌다. 지난 3년 기름이 쌌고, 싼 맛에 소비도 많았는데, 더 이상 유가가 싸지도 않아 기저효과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간 중국 아세안 등 신흥국 수요가 계속 받쳐줬지만 이나마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정유사의 전체이익 가운데 30%가 화학부문에서 나온다. 화학의 핵심원료제품이 PX다. 중국 섬유수요가 늘어 호황이었지만 이제 이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

긍정요인보다는 부정요인이 더 큰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내년 정유사 이익은 다소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IMO2020 변수는 하방압력을 다소 완화해준다. 바다에 떠있는 배가 10만척이다. 연료내 황함량 3.5%기준이 0.5%이하로 바뀐다. 기존 고유황 벙커C를 썼지만 2020년 1월1일부터는 못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탈황장치 스크러버 설치, 저유황 제품 사용, LNG추진선 발주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탈황 스크러버의 경우 설치 업체가 부족하고 비용부담이 과하다. LNG추진선은 단기적으로 공급이 늘기 어렵다.

저유황 고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비싼 기름 수요가 는다는 것이다. LSFO 수요가 늘며 정유사의 마진이 개선되어 수요감소와 재고손실을 일부 상쇄해줄 것이다.

중류부문 스토리지컴퍼니는 블렌딩 수요폭증을 준비해볼 법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