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의료관광 허브 경쟁 가열…한국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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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경쟁력에 북미 ? 유럽인 몰려

아시아는 이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시장에서 의료관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과 정부의 의료관광 산업 육성?지원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공공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질병을 갖고 있거나 의료보험이 없는, 넉넉지 못한 북미 또는 유럽들이 아시아 지역 병원을 찾는다. 아시아 의료관광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인 높은 가격 경쟁력은 북미나 유럽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일례로 미국에서 5만에서 7만달러에 달하는 심장 우회술은 인도에서 6000~7000천달러면 가능하다. 또 12~13만달러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심장우회 수술의 경우 태국에서는 3만 달러가 체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 의료관광 산업에 대한 수요가 중동 등 아시아 국가들을 넘어서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처럼 수요가 늘어나자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일찌감치 아시아에서 의료관광 분야의 선두자리에 올라 있다. 싱가포르 최대 영리의료법인인 파크웨이 그룹은 자국에서 3개의 대형병원을 운영하며 의료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파크웨이는 말레이시아(11개), 중국(6개), 인도(2개), 브루나이(1개) 등 인접국가에서도 병원을 늘려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치료법 인증 규제가 덜 까다로운 인도가 요즘 아시아 의료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종 국제 인증과 시험을 거친 치료기법으로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선진국보다 빨리 새 의료기법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인도는 불임치료 특화 등을 내세워 미국이나 유럽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엘리트 인도 여성의 난자 제공 서비스와 대리모까지 연결해주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개발해 선진국 불임부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대형병원인 포르티스헬스케어는 인도 의료관광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380억달러에서 오는 2013년에는 1,009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인도는 최근 ‘미국 네티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 의료관광 국가(미국 인카네이트워드 대학 조사)’로 꼽혔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인도의 의료관광 허브 경쟁에 정부까지 발벗고 나서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민간의료 분야를 11개 국가 핵심개발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후, 의료관광 전문 신설 병원 세금 감면과 비자발급 간소화, 해외 우수의료인력 유치시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육성책을 쏟아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 본토의 성형 붐을 타고, 부유층을 상대로 한 의료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만의 의료관광 업체인 리온 관광은 ‘올 때는 엄마처럼,갈 때는 누나같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리온관광 매니저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대만의 의료관광 산업은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 최소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의료관광객 수가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엔 의사, 간호사는 물론 사무직원까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편한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 경쟁 가열로 지난해 2470억달러였던 이 지역 시장 규모가 2012년엔 40%가량 늘어난 34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