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직 경찰이 납치한 홍콩 관광객 차량>
지난 23일 새벽 0시경, 필리핀 외곽에서 한인 선교사가 괴한 네 명에게 피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홍콩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소총으로 무장한 전직 경찰에게 납치돼 10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한 날 벌어진 한인 피살과 인질극 참사.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동남아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한국정부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필리핀 관광청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해 논의 되고 있는 일에 대해 알지 못했고, “한국의 반응이 크지 않아 본청의 지침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고 전했다.
홍콩 자치구는 필리핀여행 등급을 ‘블랙’ 으로 격상해 여행금지 조치를 취한 반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지난 26일의 외통부 장관의 필리핀 방문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현지 상황이 안 좋기로는 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치안 부재 가능성이 높다고 외통부는 밝히고 있다. 또, 방콕, 파타야, 푸켓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귀중품이나 DSRL 카메라와 같은 고가품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가장 조심해야 할 곳은 남부 지역이다. 나라티왓, 얄라, 파타니, 송클라 지역의 경우,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 세력들이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폭탄테러를 일삼고 있으므로 여행을 해선 안 된다고 정부는 당부한다.
현지에서의 안전성 문제를 사전파악하려는 국민들의 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외통부 제외국민보호과에 따르면 “매년 많은 예산을 들여 여행 유의 지역 등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인터넷 등록제를 홍보한다. 그러나 여행 유의 지역에서 일어난 여행객 사고 현황이나 테러 및 범죄 건수에 대한 집계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관련 기관이나 여행사, 해당 관광청은 여행객을 내보내기에 급급할 뿐 여행자의 안전문제에는 불감증을 앓고 있다. 그만큼 여행객들의 현지 치안정보에 대한 요구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여행업 관계자는 "필리핀의 민다나오, 술루, 바실란, 팔라완주 프린세스프린세사 남쪽 지역은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지역들은 불법 총기가 많이 유통되는 지역으로 테러 위험이 크다.” 며 “같은 상황이라도 홍콩과 한국 정부의 대응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경우도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났다 ‘잊지 못할 기억’ 을 만들 수 있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아프간 납치 사건, 2008년 3월 필리핀으로 혼자 떠났던 사업가가 납치된 사건 등도 사전정보 없이 ‘편하게 생각하고 떠난 탓’이라 할 수 있다.
국민 1000만 명이 해외로 떠나는 지금, 사건이 생기기 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의 방안과, 여행객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