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람들의 시선, 즉 흥행을 이끄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스타의 힘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가 있느냐 없느냐를 통해 그 작품의 초반 흥행성이 달렸고, 그런 인상은 결국 그 작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느냐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건 마치 사람이 소개팅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외모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첫인상이 그 후의 만남을 결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 잡아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소셜미디어의 시대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속에서 그 작품이 명작이냐, 속빈 강정이냐 하는 판단은 일단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이후의 일이다.
마케팅도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관광업계 역시 스타를 내세운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태국관광청과 대만관광청이다.
# 닉쿤의 인지도는 태국 이미지 상승과 함께
태국관광청은 지난해 8월 태국 방콕에서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을 홍보대사로 공식 위촉했다.
아시아 지역의 젊은 여행객 유치를 위한 태국관광청의 야심찬 캠페인이었던 ‘컴 투 타일랜드, 렛츠 테이크 어 브레이크’을 위해 닉쿤은 올해 10월까지 광고 포스터, TV광고, 가이드 북, 온라인 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태국에 대한 정보를 아시아 여행객들에게 전하는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또한 닉쿤은 지난 2월설 연휴기간 팬들과 푸켓 여행을 떠난 바 있다. 당시에도 닉쿤은 팬들에게 태국 전통 무술인 무에타이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연이어 3월에는 일반 대중들에게 태국의 전통 축제 송끄란 축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태국 전통 춤과 수공예를 직접 선보이는 등, 태국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태국관광청은 특히 이번 캠페인을 홈페이지뿐 아니라 닉쿤의 팬 사이트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적극 홍보하고, 젊은 여행객들을 위한 새로운 관광안내서인 ‘렛츠 플레이, 렛츠 패브 펀, 렛츠 릴렉스, 렛츠 테이스트’와 함께 ‘렛츠 고 쇼핑’도 제작했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으로 태국관광청은 그에 걸맞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닉쿤을 홍보대사로 선정할 때만 하더라도 2PM이라는 그룹의 인지도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닉쿤 홍보대사 선정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댄스그룹으로 성장했고, 이는 태국관광청에도 큰 반사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지난 1년여간 닉쿤의 태국홍보대사 활동에 대해 관광청관계자는 “닉쿤 자신이 태국출신이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홍보에 나서줬다”며 “더구나 닉쿤의 성실하고 맑은 이미지는 태국의 이미지 상승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평했다.
# 스타마케팅의 산실, 대만
대만은 스타마케팅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국가다. 꽃보다남자로도 유명한 F4를 비롯해 연예인 구혜선, 국내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대만의 스타급 아이돌 그룹 비륜해까지 다양한 연예인으로 마케팅의 극대화를 이뤄왔다.
올 상반기 곳곳에서 들려오던 ‘Touch your heart’라는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비륜해와 우리나라의 구혜선이 함께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배우 구혜선에 이어 하반기 한국과 일본지역에서 대만 홍보를 맡게 된 제아(제국의 아이들)도 현지인기를 바탕으로 대만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대만관광국의 후원을 받아 ‘비륜해’와 함께 지난6월 일본에 이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대만 관광 홍보에 나서는 등 해외 프로모션 활동을 이어왔다.
아이돌 스타와 감각적인 이야기로 무장한 중화권 대중문화가 대만관광시장의 이미지 상승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딱딱하기만 하던 대만의 이미지가 세련된 스타들로 인해 고급스럽고, 톡톡 튀는 도시적 감성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자국인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홍보하고자 하는 나라의 스타를 내세우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물론 구혜선이나 제아 등은 여러 이유로 공식 계약을 맺은 대만홍보대사라고 볼 수는 없다. 특정 프로모션이나 뮤직비디오 등 단발적인 홍보활동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타 국가 스타를 이용하여 홍보하는 것은 그 국가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저 본국에 유명인이 없어서 스타마케팅을 주저한다면 대만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 ‘한류’를 넘어 ‘국위선양’
우리나라의 스타마케팅 역시 한류를 점화한 일등공신이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한국드라마와 영화가 유명세를 떨치면서 이들 작 품의 배경지를 방문하는 일본인의 방한은 인바운드 시장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욘사마 배용준과 대한민국 대표미남 장동건 등은 각자 홍보대사로 나서며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는데 앞장서왔다.
장동건이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홍보대사를 하고 있는 WFP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식량원조와 긴급구호활동을 펼치는 기구다.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인 드류 배리모어, FIFA 올해의 선수 (2008년) 출신인 축구스타 카카 등 해외 유명인들이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장동건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태풍 등 남북관계를 소재로한 작품에 출연하며 북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점이 평가를 받아 홍보대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피겨요정 김연아는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특히 배용준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78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해외 관광객 10명 가운데 4명이 일본인이었을 정도다. 그는 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을 출간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 방문을 유도했다.
김연아 역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미소가 아름다운 미소국가대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언어는 달라도 미소만으로 충분히 한국의 따뜻한 정을 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담은 라디오캠페인 녹음과 함께 LA에서 열린 ‘2010 올댓스케이트 LA 아이스쇼’에서도 홍보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