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프리뷰>-심야의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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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상만

주연: 수애, 유지태

제공/배급: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10월 14일

관람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한정된 장소, 제한된 두 시간동안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연쇄 살인범과의 게임은 아름답게만 보이는 도시의 야경이 흑백으로 변주된 곳에서 시작된다. 흑백처리 된 야경은 음울한 음악과 함께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암시한다.

5년 동안 생방송으로 라디오를 진행한 심야의 영화음악실 DJ 고선영은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으로 높은 커리어를 쌓아가던 중 갑작스럽게 악화된 딸의 건강 때문에 마이크를 내려놓기로 결심한다. 선영은 아쉽기만 한 마지막 방송을 위해 노래부터 멘트 하나까지 세심하게 방송을 준비했지만 마지막이어서인지 무엇 하나도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청취자 한동수로부터 협박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그가 하는 미션을 처리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죽게 되는 상황에 놓이고 누구에게라도 그 상황을 알릴 시엔 가족이 더욱 위험해 진다. 선영은 한동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모르는 채 가족을 구하기 위해 홀로 범인과 싸운다. 아름답게 끝날 줄만 알았던 그녀의 마지막 2시간 방송이 악몽처럼 변해 그녀를 조여오기 시작하고 가족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선영과 정체불명의 청취자 동수의 피 말리는 사투가 시작된다.

방송국 라디오 스튜디오, 생방송 두 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그 속에서 가족의 목숨을 걸로 연쇄살인범이 주는 미션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시키는 대로 방송을 진행해야만 하는 극한의 상황 설정은 초조함과 긴장감을 준다. 여기에 숨 막히는 그 모든 과정이 라디오 주파수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된다는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설정은 이제껏 국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드라마틱한 스토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장르상 관객에게 영화 설정과 효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게 해야 함에도 결말이 보이는 스토리와 느슨한 상황 전개는 스릴러라는 장르를 무색케 한다.

충격적인 결말의 한방을 통해 반전을 시도했던 전형적인 장르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극 초반부터 과감하게 범인의 존재를 밝혔으나 영화 내내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배우 수애와 유지태의 연기력은 빛을 발한다. 쉴 새 없이 전해지는 불가능한 미션에 가족의 목숨을 걸고 처절한 분노와 사투를 선보이며 패닉이 되어버리는 수애의 모습은 관객을 감정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로 끌고 간다. 유지태 역시 자신이 동경하던 대상에게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스토커적인 성향과 편집증에서 비롯된 정신분열의 내면연기를 고요하면서도 잔인하게 펼쳐내 긴장감을 준다.

여기에 충무로의 만능 재주꾼 김상만 감독이 매끈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러낸 영화 걸 스카우트 이후에 첫 선보이는 이번 영화가 사회적인 통찰과 비주얼적 감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