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왜 천차만별?!

242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의 국정감사에서는 국토부의 항공료 운임 체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주요 노선 운임은 평균 50만원, 약 15.5% 올랐다"고 지적했다.
매년 ‘고공비행’하는 항공료와 항공사 편의 위주의 항공권 요금 체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가격이 안정된 중국과 동남아 노선과 달리 미주, 유럽 등은 항공료 인상 추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양대 항공사가 올해 역대 최고 영업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 나오면서 이러한 요금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요금보다는 들쑥날쑥한 요금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항공사들이 저마다 사상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익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소비자가 아닌 항공사의 이윤을 중심으로 한 항공권 요금 책정 등 일방적인 관행을 벗어나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 배보다 더 큰 배꼽 유류할증료
국내 항공 요금에는 기본 세금 외에도 유류할증료가 ‘불포함 사항’으로 빠져있다.
유류할증료는 ‘연료특별부가부임’을 통칭하는 말로 항공운송에 필요한 항공유의 부담을 일부 이용자가 부담토록 한 것이다. 당초 항공화물에만 적용되다 지난 2005년 4월 여객 부분에도 도입됐다.
유류할증료의 기준은 국토해양부가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설계하고, 적용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국토해양부가2개월간의 항공유 평균 산정가를 측정한 뒤, 1개월간 소비자에게 고지 후 적용된다.
하지만 유류할증료는 유가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이는 같은 지역을 여행하더라도 여행일정에 따라 기하급수적인 항공료의 차이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킨다.
올 여름 유럽으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A씨는 "몇 년 만에 큰 마음 먹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항공료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며 "티켓 가격과 유류 할증료를 번갈아 올리는 것은 물가 상승분을 중복 적용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예약시점이나 직항 및 국적기 여부, 예매장소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미국 LA행 비행기를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경우 대한항공은 왕복 220만원가량을 받는다. 반면 UA는 2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JAL은 이보다 훨씬 싼 17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예약 전문 업체는 “외국 항공사는 직항노선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적기보다 10~20%가량 가격이 싸다”면서 “반면 국적기는 일정변경이나 갈아타는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이코노미석 요금 인상률이 가장 높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과 물가 인상요인을 걱정하고 있지만 견제할 수단이 없다.
이는 저가항공을 기치로 내건 일부 항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성수기 한때 일부 저가항공사의 요금은 국적항공사의 95%에 이르는 문제가 불거졌다.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저렴한 항공료 때문에라도 서비스나 만족도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지만, 실제 가격이 일반 항공사와 많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 여행사 편법도 항공료에 영향
항공권을 중계판매하는 여행사들이 항공요금 외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 등 세금을 실제 요금보다 높게 책정하는 등 편법 운영하는 사례도 항공권 가격의 거품을 부채질한다.
요금비교사이트나 오픈마켓 등에서 가장 싼 항공권으로 노출되기 위해 요금은 가장 저렴하게 내 놓는 대신 마우스로 클릭해야 하거나 결제창에서만 볼 수 있는 세금을 조절, 실제 요금은 다른 여행사와 똑같거나 오히려 높게 받는 것이다.
모 할인항공권 비교사이트를 검색해보면, 항공요금을 8만500원으로 판매하는 D여행사와 8만1900원에 판매하는 E 여행사의 총 결제금액은 항공권 요금이 더 비싼 E여행사가 16만8000원인데 반해 D여행사가 17만9500원으로 1만1500원이 더 비쌌다.
E여행사는 실제세금액인 8만6100원을 적용한 반면 D여행사는 9만9000원을 적용한 결과다.
항공권에 붙는 세금은 전쟁보험료와 한국 공항세, 관광진흥개발기금, 현지공항세, 유류할증료가 포함된다. 환율 과 현지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적어도 1주일간은 고정 세금이 적용된다. 항공사들은 매주 화요일 마다 세금을 공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정확한 세금을 공지하지 않거나 임의적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들이 인터넷에서 할인항공권을 판매하면서 세금을 임의로 책정할 수 있는 이유는 세금이 화면상에서 공개되지 않는데다, 소비자 역시 세금은 당연히 내야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여행사들이 이렇게 세금을 임의로 올려받더라도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도 이런 잘못된 행태를 부추긴다. 여행사들이 세금 항목에 공인된 항목 외에 취급수수료 등 다양한 항목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여행사들의 상술에 속지 않고 제대로 할인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일일히 가격비교를 해보고 사는 수밖에 없다.
이와관련,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인터넷의 저렴한 항공권은 항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풀어서 나온 요금인 경우가 많아 그 손실을 임의로 책정한 세금으로 만화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는 운임은 여행사 수수료 분을 제외한 운임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