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 113명, 필리핀 어학연수 중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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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한국학생 113명이 현지에서 여권을 압수당하고 억류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영어권 국가임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했던 필리핀 어학연수와 유학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유학업계와 학원가, 학부모들은 오히려 “그동안 곪았던 문제들이 마침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국 유학원에서 필리핀 어학연수 필수 서류인 외국인 학업허가증(SSP․Speical Study Point)을 발급받지 않은 채 학생들을 연수 보낸 것이 문제가 됐다. 이 같은 사실에 필리핀 당국에 적발됨에 따라 이민법 위반 혐의로 여권을 압수당한 채 억류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예전에도 종종 있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디 학원 가격까지 ‘덤핑’ 가격으로 책정하고, SSP 등 관련 수수료를 아끼거나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피해를 학생들이 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억류된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으로, 이번 겨울방학을 맞이해 1인당 200만원에서 300만원씩을 학원에 내고 이달 초부터 영어 연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을 인솔한 한국 유학원측은 외국인 학업허가증을 발급받기 위해 지급해야할 수수료 약 15만원을 내지 않았으며, 학생들을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 이민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관광비자나 비자를 갖고 있지 않다면 현지에 입국해 공부를 할 수 없다. 학생비자 또는 SSP 없이 학업을 이수하는 도중 적발 시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벌금, 구금 및 강제추방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필리핀 어학연수는 방학을 이용해 단기로 공부하는 것과 캐나다, 미국 등 서양의 영어권 국가와의 연계 연수를 위해 필리핀에서 잠깐 머물다 가는 것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지만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기후나 학습환경이 열악한 편이며, 발음상으로도 영국이나 미국식 영어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필리핀에서 6개월 이상의 장기 어학연수는 드물다.
필리핀 전문 유학업체의 한 대표는 “현지에 도착해서야 한국인만 가득한 학원이라는 사실과 부실한 학원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된다”며, “그렇다하더라도 오래 있을 것이 아닌데다가 다른 어학연수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어학연수 억류 사태에 대해 “어학연수생을 모집한 어학원 운영자 이 모씨 등 14명은 이민법 위반 혐의로 이민청 외국인 수용소에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현재 학생들은 한국인 인솔자의 보호 하에 숙소에서 체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