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골프 스토브리그, ‘여고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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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업들의 프로골퍼 영입시장(스토브리그)에서 그 어느 해보다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최근 새롭게 둥지를 찾아간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여자프로다. 넵스는 201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오른 양수진(20)과 2년 재계약에 성공했고, 하이마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한 송아리(25)와 정일미(39)를 새롭게 영입했다. 또 토마토저축은행도 이번 시즌부터 LPGA투어와 국내무대에 모두 출전하는 이정연(32)과 계약을 맺었다. 골프단 창단을 준비해온 롯데마트는 편애리(21)를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자의 경우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대어급’이 시장에 나왔지만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 2010시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며 ‘코리안 드림’을 이룬 재미교포 존허(21)와 1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8위에 오른 손준업(24) 등은 해를 넘기고도 스폰서를 못 구했다. 몸값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여자 프로들은 상금랭킹 30위권에만 들어도 당당히 1억원을 부르지만 남자 선수들은 톱10에 들어도 1억원 받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접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구조적으로는 기업들의 여자 프로 선호현상과 연관이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계약에서 풀려난 여자 프로가 지난해에 비해 적은 반면 남자 프로들은 올해 시장에 많이 나왔지만 찾는 기업이 적다. 여기에 여자 프로 선호 현상도 가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 프로 선호는 프로암대회 등을 통해 VIP고객 유치에 더 유리하고 최근 몇 년 사이 KLPGA 투어의 수가 계속 늘며 홍보 노출효과도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프단 창단도 여자프로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12월 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이 정재훈(34), 배성철(31), 이민창(24), 하정훈(24) 등 남자프로골프 1부 투어 선수들을 예외적으로 대거 영입하며 “어려운 현실에 처한 국내 남자프로골프 대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것도 그 같은 상황을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