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두꺼운 밀가루 반죽을 쓰윽 밀고 써걱써걱 썰어 칼국수를 만들어주시던 어머니는 대한민국 공통의 어머니다 . 우연히 칼국수를 먹다 어머니가 생각났다 . 김치찜 , 간장게장 , 오색 나물 , 나박김치 등 어머니의 대표 음식은 무수히 많았지만 칼국수는 어머니 그 자체다 .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후루룩 칼국수를 먹을 때면 하나부터 열까지 어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었다 .
여름은 칼국수 그것은 진리 ‘ 정가네 메밀칼국수 ‘
부산 지하철 초량역 12 번 출구 . YWCA 여성회간 뒤편에 추억의 칼국수집이 있다 . 뽀얀 국물과 까무잡짭한 메밀국수가 세련된 흑백의 조화를 선보이는 곳이다 . 정가네 메밀칼국수의 이덕근 대표는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방앗간을 했다 . 그 시절부터 국수는 숱하게 뽑아온 국수 장인이다 .
메밀칼국수 한 그릇을 시켰는데 밥에다 반찬이 7 가지나 딸려 나온다 . 나물 , 콩자반 , 호박무침 , 김치 , 무채 등 반찬이 하나같이 깔끔하다 . 육수는 심심한 듯 몸에 좋은 느낌이다 . 고기 종류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 면은 다 먹을 때까지도 퍼지지 않는다 .
심심한 게 섭섭하다면 해물메밀칼국수를 권한다 . 홍합과 바지락이 들어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 . 보기에도 , 먹기에도 푸짐하다 . 밥은 달라면 무한정으로 준다 . 해물메밀칼국수를 먹고 난 뒤 밥을 말아 먹으면 꼭 보약을 먹는 느낌이다 . 7 월부터는 냉메밀칼국수를 한다 . 이걸 먹고 등줄기의 땀이 식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는다 . 오장육부까지 시원하다는 그 맛을 보기 위해 7 월이면 다시 부산에 내려오리라 다짐한다 .
메밀칼국수 4 천 원 , 해물칼국수 5 천 원 . 영업시간은 오전 9 시 30 분 ∼ 오후 9 시 30 분 . 일요일에는 쉰다 . 지하철 초량역 12 번 출구 . YWCA 여성회관 뒤편 . 051-441-8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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