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제대로 알고 마시면 좋은 건데…
주폭(酒暴)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된지도 상당 시간이 흘렀다. 언론사 뉴스를 접해 보면 연일 만취상태로 사고를 치는 사건이 줄지 않고 있으며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왜 이러는 걸까.
왜 술만 먹으면 멀쩡한 정신으로는 할 수없는 일들을 하고 나서 “술김에 그랬노라”고 뻔뻔스럽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나름대로 변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론은 술 먹는 것을 잘못 배워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술도 음식이다. 그런데 술을 먹을 수 있는 성년이 되었는데도 우리 사회에서 술을 먹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곳이 많지 않음에 우리는 주목해야 된다.
갓난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이유식을 먹인다. 모유나 젖이 아닌 음식을 먹는 첫 단계다. 부모들은 이유식을 정성스레 만들고 먹인다. 이유식에서 밥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위는 아이가 성년으로 성장해 가는데 있어 중요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술이 존재하는 한 인간은 술을 마신다. 고로 나이 들어 술을 마실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술 먹는 법을 가르쳐서 올바른 음주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주폭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성세대의 주폭문제는 야단치고 벌을 주어서 개선하는 것도 바람직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술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나 술 먹는 지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다.
서점에 가 보면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술에 대한 연구나 관심이 얼마나 적은가를 직감할 수 있다. 대형 서점에서 술 관련서적을 찾으면 와인이나 막걸리에 관한 몇 권의 책이 있을 뿐 일반적인 술에 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국민들 72%가 술을 마시고 있는 현실에서 지식인들조차 “술은 그저 마시면 되지 뭐 별다른 것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술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술은 불과 같은 것이다. 인류의 문명이 불을 다를 줄 아는데서 발전한 것처럼 술 또한 인류의 문명과 함께 해온 음식이다.
어린아이에게 불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렇다고 불을 멀리하게만 하면 되겠는가. 불을 다를 수 있도록 지혜를 가르쳐주고 훈련을 시켜야 비로소 불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인류를 위한 새로운 불이 탄생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부모든 학교 선생님이든 술을 올바르게 먹는 방법이나 문화를 전수해야 한다. 무턱대고 술을 마시자 말라거나 야단을 쳐서 아이들이 뒷골목에서 술을 접하게 해서는 또 다른 주폭자를 만들게 될 것이다.
술을 마시게 되면 술에 들어있는 에탄올이 대뇌에 제지기능을 억제하면서 흥분상태를 만들며, 중추신경을 억제하게 된다. 때문에 떡 시루처럼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손쉽게 날려 버리는데 술만큼 쉬운 것도 없다. 술을 제대로 알고 마시면 이 보다 값진 음식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