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 [13] 태백산 편
태백산, 겨울 산행의 대표적인 산이다.
그러나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알고 있지만 태백산은 강원도립공원이지 국립공원은 아니다.
필자도 다소 의아하지만 아마도 산세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것 때문에 국립공원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 된다.
태백산은 산 규모에 비해 산행 들머리가 여러 개로 나누어진다.
원점회귀로는 당골 광장에서 출발하여 장군바위, 반재를 거쳐 망경사, 천제단, 장군봉, 문수봉, 소문수봉을 거쳐서 다시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물론 장군봉, 천제단만을 보고 내려오는 짧은 원점회귀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산악회를 통해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그렇게 단조로운 코스 보다는 역시 종주코스를 택하는 것이 재미 있다.
백단사 매표소, 유일사 매표소를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태백산 산행코스 중 필자는 가장 긴 화방재를 통해
사길령 매표소를 거치는 코스를 선택 했다.
화방재는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사길령 매표소를 거쳐 태백산을 오르는 산행과 반대편 함백산 종주코스를 갈 수 있는
두 개 명산의 들머리 기점이기도 하다. 우연히도 가장 긴 종주코스이기도 하다.
필자는 화방재의 주유소 우측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 했다. 약 800미터를 올라가니 사길령 매표소 직원들이 입장료를 받는다.
대부분 산행객들이 알고 계시듯이 국립공원은 2007년부터 입장료가 폐지되었다. 물론 사찰이 있는 곳은 문화재관람료를 받는다.
태백산은 입장료를 받으니 유념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사길령 매표소를 지나면 유일사를 지나는 유일사 쉼터가 있다.
유일사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1.7.km의 길에 주목군락지가 있다. 아마도 국내 주목 군락지 중에서는 가장 대규모 군락지일 것으로
생각 된다. 하지만 등산객들도 더 아끼고 관련 기관에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우리가 이 땅에 흔적 조차 없을 천년 이후에
더 큰 번성을 가져오는 군락지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군락지를 지나면 금세 장군봉과 천제단이 나온다. 늘, 갈 때마다 신성스럽고 무언가 형언하기 어려운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낀다.
그런 욕심 때문에 필자는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그 큰 그리고 강한 기운을 오롯이 혼자
느끼고 싶어서다. 조금만 부지런을 떤다면 정말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시간을 그 아름답고 에너지 가득한 태백산을
혼자의 품에 다 안을 수 있다.
보통의 산행객들은 장군봉과 천제단을 기점으로 망경사로 내려가는 하산코스를 많이 택한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또는 연로한
어른들과 같이한 분들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 하더라도 충분히 태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천제단을 지나면 백두대간 갈림길에 있는 부쇠봉을 지나고 문수봉까지 3km의 능선길이 있다. 거리가 멀어 다들 겁을 내지만
사실은 조금만 산을 다닌 주말 산행객들이라면 문수봉, 소문수봉을 거쳐 내려 가는 코스를 권한다. 그리 힘들지도 않고 더 많은
태백산을 느낄 수 있다. 문수봉과 소문수봉에서는 또 다른 느낌의 태백산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소문수봉을 지나 당골 광장을 내려가는 하산 길은 완만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도 있는 구간이다.
매년 1월 말경에는 태백산 눈꽃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하고 싶은 분들께는 참 좋은 기회가 되지만 산을 좋아하고
상고대를 보고자 하는 분들은 오히려 그 기간을 피해 가는 게 좋을 듯 하다.
매년 가는 태백산! 하지만 올해는 꼭 여름 밤 태백산에 홀로 오르기를 기대하고 다짐하면서 태백산을 떠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