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김인철 기자 ) ‘ 악몽의 9 회 ’ 롯데 불 ( 火 ) 펜의 롯데시네마가 1300 여일 만의 승리를 눈앞에 둔 심수창 (34) 을 울렸다 . 승리를 위해 역투한 심수창의 땀방울이 9 부 능선 앞에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
심수창은 23 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 연전에 선발로 등판 , 5 ⅔ 이닝 8 피안타 2 볼넷 8 탈삼진 2 실점을 기록 , 올 시즌 첫 승을 눈앞에 뒀다 . 아두치의 스리런홈런과 황재균의 솔로홈런 등으로 타선에서 6 점이나 지원해주었기에 심수창의 어깨도 한결 가벼웠다 .
이날 심수창이 승리를 하게 되면 단순한 1 승 이상의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 바로 1335 일 만에 거두는 선발승이었기 때문이다 . 심수창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1 년 8 월 27 일 선발투수로 나가 승리를 기록한 게 가장 최근에 맛본 선발승이다 . 공교롭게도 상대팀이 현재 소속팀인 롯데였다 . 뿐만 아니라 그동안 덧씌워진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도 지워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심수창은 데뷔시절부터 훈훈한 외모로 많은 팬들을 끌고 다니기로 유명했다 . LG 트윈스 소속이던 2006 년에는 10 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 이후 성적에 부침을 겪으면서 실력보다는 외모를 앞세운 선수로 , 그리고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2009 년부터 2011 년 시즌 중반까지 18 연패를 당하며 투수최다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은 그런 이미지를 더욱 깊게 각인시켰다 . 당시 심수창이 잘 못 던졌다기보다는 타선지원을 못 받거나 , 실책이 겹치며 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
지난 연말 심수창은 투구폼에 중대한 변화를 시도했다 . 바로 스리쿼터를 병행하기로 한 것 . 팔을 내리면서 심수창은 부활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 올 시즌 2 경기 12 이닝 평균자책점 2.25 를 기록한 것 . 하지만 승운은 여전히 따라주지 않았다 . 지난 16 일 사직 NC 전에서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 때문에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 하지만 승리가 날아간 심수창은 동료들을 원망할 법 했지만 그냥 웃어 넘겼다 . 이전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 이종운 감독은 “ 곧 좋은 소식을 전해 줄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 ” 고 다짐했다 .
심수창은 이날 KIA 전에서 최고구속 147km 의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삼진 8 개를 기록했다 . 삼진 8 개는 심수창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 . 6 회 2 실점을 하고 최선을 다한 심수창은 공을 불펜에게 넘겼다 . 최근 연속적인 방화로 승리를 날려버린 롯데 불펜이지만 이날은 이명우와 김성배가 8 회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 9 회초 2 사후에는 황재균의 솔로홈런으로 6-2 로 점수를 벌렸다 . 심수창의 선발승은 눈앞에 있는 듯했다 . 심지어 한 언론에서는 심수창의 승리를 미리 포털에 올리기도 했다 .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 9 회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는 아웃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 타석에 들어선 필에게 좌월 동점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 뒤 이어 올라온 홍성민도 마찬가지 아웃카운트 2 개를 잡았지만 만루를 자초한 뒤 이홍구가 끝내기 몸에 맞는 공을 경기는 6-7 로 뒤집어졌다 . 전날 10 승을 거둔 롯데는 이날 충격적인 패배로 10 승 10 패 , 승률 5 할로 떨어졌다 . 주인공은 심수창이었지만 조연인 롯데불펜 때문에 이날의 롯데시네마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