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제천 청풍호반에서 즐기는 힐링여행…자드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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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청풍호와 ‘ 박달재 ’ 가 있는 ‘ 청풍명월 ’ 의 고장 충북 제천은 다양한 매력이 숨어 있는 곳이다 . 대표적으로 월악산과 그 산자락을 끼고 있는 송계계곡은 너무나 잘 알려진 곳 . 그에 못지않게 의림지 호반의 나무데크로 이뤄진 산책길과 방죽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도 빼어나고 , 터널이 뚫려 이제 쓰임새를 잃었지만 , 여전히 들를 만한 명소인 ‘ 울고넘는 ’ 박달재를 구불구불 넘어가는 맛도 괜찮다 . 청풍호를 끼고 도는 트레킹도 빼놓을 수 없다 . 제천시가 조성한 아름다운 산과 호수 , 산촌을 아우르는 자드락길이다 . 총 길이 58 ㎞ 에 7 개 코스 . 취향에 따라 골라 걷는 재미가 있다 . 산새 소리와 맑은 계곡의 물소리 ,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 이번에 다녀온 곳은 자드락길 7 코스 중 2 개 코스 . 청풍호의 호반길이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화사한 늦봄을 만끽하라고 재촉한다 .

친근한 풍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 녹색마을길 ’

녹색마을길은 청풍호 자드락길 제 4 코스다 . 총 7.3 ㎞ 길이 . 약 3 시간 정도가 걸린다 .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지는 멋스러운 길이다 . 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 . 들머리는 능강교다 . 출발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깊게 들숨하면 인근에 능강계곡에서 전해오는 상쾌함이 폐부 깊숙까지 전해진다 .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다 . 눈이 맑아지니 산과 계곡 , 청풍호가 만들어낸 풍경이 청명하게 다가온다 . 조용한 포장도로를 20 분쯤 걸었을까 . 열심히 벌꿀을 채취 중인 농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그물망을 뒤집어쓴 모습이 마치 우주인 같다 .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에 한동안 시선을 뺏긴다 .

능강솟대문화공간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다 . 기다란 솟대가 호위무사처럼 서 있다 . 옥수수 · 호박 · 고추 등 소박한 밭 아래로 청풍호의 고요한 속삭임이 길손을 반긴다 . 길은 만덕사로 이어진다 . 한참을 걷다가 저만치 들려오는 물소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 남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 고부랑 할머니 같은 친근하고 푸근한 시골길이다 . 능강리에서 하천리로 이어지는 이 길은 산을 옆에 끼고 걷는 길이다 . 산을 의지해 살아가는 산촌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진다 . 녹색마을길이란 이름에도 이런 연유가 있지 않을까 .

구불구불한 길을 한 시간쯤 걷자 아스팔트 길이다 . 얼마 걷지 않아 살짝 비탈진 길 위로 ‘ 제천 산야초마을 ’ 입간판이 보인다 . 체험관과 판매장으로 꾸며진 이곳은 도보여행자에겐 오아시스 같은 쉼터다 . 잠깐 숨을 돌린 후 다시 길을 나선다 . 나비다리를 건너 동쪽으로 30 분 정도 , 상천산수유마을이 보인다 . 하얀 접시꽃이 활짝 웃고 있는 낮은 담장의 집들이 인상적이다 . 그 담장을 따라가다 보면 금수산 탐방로를 만날 수 있는데 이윽고 서쪽으로 보문정사가 고고한 얼굴을 드러낸다 . 이곳에서 복숭아밭을 따라 10 여분 오르면 드디어 녹색마을길의 종점 . 걸어온 수고를 보듬 듯 용담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린다 .

차라리 한 폭의 수묵화 ‘ 용담폭포 ’

용담폭포는 수산면의 상천산수유마을에서 시작한다 .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이 마을은 산수유로 유명한 산골마을 . 봄에는 묵은 돌담을 배경으로 샛노란 산수유꽃이 골골마다 띠를 두르고 , 가을에는 빨간 산수유열매가 점묘화를 그리는 곳이다 .

한여름 물맞이 폭포로도 유명한 30m 높이의 용담폭포는 아래서 보면 밋밋하기 그지없다 .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암릉이 배불뚝이처럼 튀어나와 10m 정도만 보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우레 같은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폭포수가 5m 깊이의 소 ( 沼 ) 로 떨어지면서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는 심신을 청량하게 한다 .

용담폭포와 선녀탕을 한눈에 바라보려면 계곡을 건너 폭포 왼쪽 뒤로 이어진 바위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 암릉은 급경사 구간이라 곳곳에 철계단과 로프가 설치돼 있다 . 암벽 등반하듯 10 분 정도 기어올라 바위전망대에 서면 금수산을 쩌렁 울리는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자태를 드러낸다 . 청풍호 뒤로는 월악산 영봉의 날카로운 능선이 옅은 안개속에서 수묵화를 그린다 . 용담폭포와 선녀탕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온다 . 옛날 중국의 주나라 왕이 세수 중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았단다 . 주왕은 신하들에게 동쪽으로 가서 이 폭포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용담폭포였다는 것 .

나무에 가려진 바위전망대에선 선녀탕이 잘 보이지 않는다 . 그러나 절벽틈새로 난 벼랑길 끝에 상탕 · 중탕 · 하탕을 비롯해 용담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포인트가 숨어 있다 . 거대한 암릉을 흘러내리는 폭포수는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선녀의 옷자락이 펄럭이는 것 같기도 하다 .

청풍호반 수려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 괴곡성벽길 ’

괴곡성벽길은 자드락길 6 코스다 . 괴곡성벽이란 산세가 성벽처험 닫혀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 . 괴곡성벽길 구간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이 펼쳐지는 자리가 바로 백봉 정상이다 . 정상에 오르면 옥순대교와 그 너머로 청풍호 상류 쪽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

문제는 여기까지 가는 길 . 가파른 산길을 족히 1 시간 30 분쯤 올라야 한다 . 그렇다고 너무 걱정은 말자 . 차로 쉽게 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 . 옥순대교를 지나 수산면소재지에서 수산중학교 뒤쪽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깊은 산중에 다섯 가구가 모여사는 산촌 외딴마을인 다불리까지 닿을 수 있다 . 여기서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1 ㎞ 남짓만 걸어가면 백봉에 닿는다 . 백봉에는 ‘ 사진찍기 좋은 곳 ’ 이란 작은 전망대가 있고 그 옆에 보름 전쯤 세운 높은 전망대가 있다 . 원통처럼 둥글게 놓은 나무데크를 올라 전망대 정상에 서면 가슴이 탁 트인다 . 전망대뿐만 아니다 . 다불리에는 촌로의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따끈한 두부와 직접 빚은 동동주를 내는 , 농막을 개조한 주막이 있고 , 시루떡을 쌓은 듯 기묘한 봉우리가 솟아있는 화필봉도 있다 .

비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 다불리에서 수산면 쪽으로 내려와 다시 강을 끼고 능강계곡 쪽으로 이어지는 호반길을 따라 청풍대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뾰족하게 솟은 산이 하나 있다 . 비봉산이다 . 이름처럼 봉황이 나는 형상이다 . 정상까지는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다다르면 청풍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 360 도로 펼쳐지는 전망이다 .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자락 , 그 자락을 적시는 호수의 풍경이 펼쳐진다 . 모름지기 ‘ 진짜 경치 ’ 는 마지막에 보아야 하는 법 . 비봉산에서 보는 청풍호 경관은 봄날 여정의 화룡점정으로 안성맞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