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14일에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Korea MICE Expo(KME)행사가 개최되었다. 대다수의 지자체 컨벤션 뷰로를 비롯 다수의 호텔, PCO, PMC등이 참가하였고, 해외에서는 한국 관광공사가 선별한 MICE 부문 해외 Buyer가 참가하였다.
수년째 KME에 참가하면서,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왜 국내 전시출품업체만 참가하는가?”라는 점이다. 국내 MICE 업계와 해외 Buyer를 국내에서 한 곳에서 만나게 해 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언제까지 이렇게 행사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정평있는 국제회의 관련 전시회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기로 한다. – 이정찬 / 미디어원
누가 주도하는가?
세계의 국제회의 및 이벤트 전시회는 대략 3개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Reed Travel Exhibitions, IMEX Group과 CTW가 그들이다.
세계적인 이벤트 회사인 Reed Travel Exhibitions는 IBTM World(11월, 바르셀로나), IBTM America (5월, 북미 순회 개최), IBTM Arabia(3월, 아부다비), IBTM China(8월, 베이징) 를 개최하고 있으며, 독일계 이벤트 회사인 IMEX Group은 IMEX Frankfurt(5월, 프랑크푸르트)와 IMEX Americas(5월, 북미 순회 개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시아계인 Corporate Travel World(CTW)는 IT &CM Asia(9월, 방콕)과 IT&CM China (3월, 상하이)를 개최하고 있다.
매년 2월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전문 전시회인 AIME는 멜버른 컨벤션 뷰로에서 주관하고 있어, 한국의 Korea MICE Expo와 가장 유사한 행사라 할 수 있다.
Korea MICE Expo의 위상은 어떠한가?
‘Korea MICE Expo’는 20년전 ‘Korea Convention Fair’라는 이름으로 국제회의 유치가 가능한 도시들도 알리고, 매 행사마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 국내 여러 도시를 순회하면서 개최하다가, Korean MICE EXPO로 개칭하고 2018-2022년까지 인천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크게 성장 발전했어야 하는 KME가 Global MICE 전시회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여전히 국내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행사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는 전시 출품업체가 100% 한국 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명칭이 Korea MICE Expo라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의 다수 국제회의 도시 및 국제회의 관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해외 업계가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는 행사이다.
그렇다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며 그 대책은 무엇일까?
첫째는 포지셔닝의 실패이다.
다른 나라의 모든 국제회의 전시회가 인센티브, 국제회의, 상용관광으로 집중하여 가는데, 독창적인 포지셔닝을 찾지 못한 느낌이다. 한국 전시산업 진흥회는 EXCON이란 행사를 만들어, 그나마 Korea MICE Expo에 참가하던, 컨벤션 센터는 다 빠져 나가고 EXCON에 참가 하고 있다.
둘째는, 글로벌 지향성의 미흡이다.
맬버른 컨벤션 뷰로가 주관하는 AIME는 세계적인 국제회의 전시회로 성장하여, 독자적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많은 해외 전시 출품업체(Exhibitor)와 참관객(Attendee), 그리고, 바어어(Buyer)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의 Korea MICE Expo도 맬버른 사례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접근성 확보의 문제이다.
국제회의나 전시회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접근성(Accessibility)인데, 일반 참관객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서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회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학회, 협회 사무국 직원들이 시간을 절약하여 올 수 있는 곳에서 앞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국제회의 업계의 현안 솔루션 미흡이다.
연관되어 개최하는 포럼은 국내 업계들이 비즈니스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업계 명사를 매년 몇 명씩 초청하여 토론회를 갖는 것이다. 기존의 업계의 지식이나 경험은 이미 국내 학계의 수준을 뛰어 넘고 있다.
다섯째, 과감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바이어, 유럽 및 미국내 업계 국제회의 전문가 등을 초청하고,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에서 동 행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국제협회 연맹(UIA)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세계 1위의 국제회의 개최 국가이고, 10대 국제회의 도시에 서울과 부산이 포함되어 있다.
IMEX계열의 행사나, IBTM 또는 IT & CM을 유치하는 국가는 주관사에 상당한 규모의 금액을 지불하고, 개최하고 있다.
따라서, 20년이 넘은 Korea MICE Expo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지역내 유사 행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행사의 규모도 대규모로 키우고, 행사의 질 향상에도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차제에 중앙의 관련 부처에서도 MICE라는 애매한 용어대신 법률에 규정한 회의산업으로 변경하여 “상용관광과 국제회의(BT & Meeting)”로 사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