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서울 연말의 명소, 화려하거나 혹은 차분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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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약현성당_내부, 제공: 서울관광재단

 

(미디어원=박예슬 기자)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2019년을 마무리할 서울의 연말 명소를 추천했다.

누군가는 성탄절 캐롤이 흘러나오는 불빛 반짝이는 거리를 걷고 싶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경건하게 새해 소망을 담아 기도할 곳을 찾기도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감성적인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인 당신에게 12월의 서울 여행지를 소개한다.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추억 만들기
12월은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서울 곳곳에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설치된 것을 보면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괜히 마음이 들뜬다. 롯데월드타워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그리고 시청광장 앞 트리에서 인증샷을 남기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아보도록 하자.

롯데월드타워몰에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미디어 쇼
‘LOVE IN ACTION STARRY NIGHT’라는 주제로 디지털 미디어 쇼를 통해 겨울 분위기를 연출한다. 14m 높이에 크리스마스트리에는 꼭대기에 별이 달린 것을 제외하곤 특별한 장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타워와 쇼핑몰 벽면을 활용해 8분 동안 진행되는 미디어 쇼를 통해 색다른 겨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미디어 쇼는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또한, 광장에는 8m 크기의 이글루 모양으로 이루어진 돔 4개 동이 설치되어 있다. 실천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세계자연기금, 구세군 등과 함께하는 나눔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스와로브스키 이글루, VR 체험 이글루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사진: 크리스마스 트리 명소 롯데호텔, 제공: 서울관광재단

영등포 타임스퀘어
롯데월드타워몰의 단출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아쉬운 사람이라면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가보자. 타임스퀘어에는 금빛 전구가 내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서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크리스마스트리 밑으로 작은 집이 지어져 있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분위기를 낸다. 금빛 조명 아래 배치된 의자에 잠시 걸터앉아 가만히 트리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진:크리스마스 트리 명소 영등포 타임스퀘어, 제공: 서울관광재단
사진: 크리스마스 트리 명소, 서울시청광장, 제공: 서울관광재단

서울시청광장
마지막 크리스마스트리 추천 장소는 서울 시청광장이다. 시청광장 앞에 선 트리의 전체 높이는 약 20m로 이루어져 있으며 LED 조명을 통해 다양한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표현하는 디지털 트리로 만들어졌다. 영어와 중국어 등 4개 국가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 일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축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청광장의 성탄트리는 내년 1월 1일까지 불을 밝히며 12월 18일부터는 광장에서 성탄 마켓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 달에 20~30만 명의 시민들이 찾을 만큼 인기가 많은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은 12월 20일부터 개장될 예정이다.

경건한 크리스마스는 명동성당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회성당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종교적 의미가 깊은 날이다. 성스러운 분위기로 경건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천주교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하 명동성당)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하 서울주교좌성당)을 추천한다. 특히 두 건축물을 비교해보면 더욱 재밌고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명동성당은 지난 1898년에 완공된 한국 최초의 천주교 본당으로 박해받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다지자는 의미로 지어진 건물이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영국의 국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종교 개혁의 정신을 반영한 개신교의 분파인 성공회 성당의 본당이다.

명동성당은 고딕 양식을 사용해 지었고, 서울주교좌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두 성당의 건축적 개성이 뚜렷하다. 11~12세기 중엽에 등장한 로마네스크 양식은 둥근 아치 형태의 천장을 강조하는 건축방식이다.

무거운 석재로 건물 천장을 만들었고 이를 지탱하기 위해 두껍고 웅장하게 벽을 만들었다. 천장의 무게를 버티기 위해 창을 크게 만들지 못했다. 창문을 통해 성당으로 들어오는 빛이 제한적이라 내부는 어둡고 엄숙한 분위기를 낸다. 반면 고딕 양식은 12~13세기에 사용된 건축방식이다.

당시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을 신의 존재라 생각했다. 빛을 신으로 여기면서 크고 넓은 창을 통해 성당 안으로 빛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건축 양식을 변경했다. 그 때문에 고딕 양식은 천장을 높고 뾰족하게 지었고, 창문을 세로로 길게 만들어 빛이 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을 늘렸다.

또한, 성당 내부로 빛을 끌어들이면서 스테인드글라스가 발달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창문에 색유리를 이어 붙이거나 색을 칠해 그림을 나타낸 장식용 유리창으로 우리가 유럽의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창이다. 이렇듯 두 양식의 큰 특징은 높이와 천장, 창문을 통해 비교할 수 있다.

고딕 양식인 명동성당은 하늘 높이 솟은 첨탑이 도드라진다. 성당의 가장 높은 곳인 종탑의 높이가 명동성당은 46.7m이지만 성공회 성당은 12m에 불과하다. 12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는 명동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정원에 LED 장미가 펼쳐진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꺼지지 않는 빛처럼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라이트 로즈 가든(The Light Rose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지난2016년부터 시작됐다. 오후 5시경 점등을 시작하여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성당 첨탑에서 번지는 푸른 빛과 함께 LED 장미에서 따스한 빛이 성벽과 조화를 이뤄 더욱 아름답다.

사진: 한폭의 그림과 같은 명동성당의 모습, 제공: 서울관광재단

명동성당 내부는 높은 천장을 감싸고 있는 뾰족한 모양의 아치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성당 곳곳에 배치된 스테인드글라스는 다채로운 색깔과 화사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종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문양을 자세히 바라보면 인물들의 표정이나 의복 등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감탄하게 된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잠시 의자에 앉아 성당의 고요한 분위기를 즐겨보도록 하자. 눈을 감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로마네스크 양식인 서울주교좌성당은 지붕과 처마가 명동성당에 비해 낮다. 하지만 화강석과 붉은 벽돌을 사용해 만들어진 건물의 외관은 중후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특히 경운궁(지금의 덕수궁) 옆에 지어지면서 주변 풍경과 조화를 생각하며 건축했기 때문에 지붕과 처마에 우리의 한옥 양식을 본 따 만들었다.

사진:서울주교좌 성당 내부, 제공:서울관광재단

서울주교좌성당 내부는 둥근 아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십이사도를 상징하는 돌기둥이 이를 받치고 있다. 창문이 작아 스테인드글라스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방색을 이용하여 색깔의 톤을 낮추고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 성당의 중후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서울주교좌성당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남아 있다. 영국의 건축가 아더 딕슨에 의해 설계된 성당은 당시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 1926년에 미완성 건물로 축성되어 있었다.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성당을 증축하려 했으나 설계도가 없어 진행이 늦어졌다. 그러던 차에 지난 1993년에 한국을 다녀간 영국 관광객이 도서관에서 아서 딕슨의 설계도를 찾아내면서 원본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증축이 이뤄졌다. 우연히 한국을 찾아온 관광객과 인연이 이어져 성당이 제 모습을 갖추어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유일한 로마네스크 건축물이 되었다니 재미있는 사실이다.

사진: 약현성당_내부, 제공: 서울관광재단

쉿! 함께 가볼 만한 또 한 곳-악현성당
중림동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다. 천주교가 포교 되는 과정에서 기해박해와 병인박해를 통해 수많은 순교자가 나오며 많은 아픔을 겪다가 지난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된 후 선교 활동이 보장되면서 천주교의 교세가 확장되었다. 서울의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약재가 거래되던 서대문 밖 언덕을 말하는 약현에 성당을 세웠다. 붉은 벽돌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려한 장식이나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절충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복합한옥공간 곳, 제공:서울관광재단

복합한옥 공간 곳과 사이드
연말연시 시끌벅적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계획을 준비하기 위한 곳을 찾는다면 차분한 겨울과 어울리는 한옥에서 하루쯤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가지 않아도 한옥의 고즈넉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복합한옥공간 곳’과 ‘사이드’를 소개한다.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고층 빌딩이 늘어선 서울에 옛 감성이 녹아 있는 한옥이 남아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과 서촌 일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은 도심 속에 숨겨진 보물섬 같다.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지만, 멀리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좋은 대안이 되고 외국인들에게는 전통가옥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준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 특히 ‘복합 한옥공간 곳’과 ‘사이드’는 서울관광재단의 대체 숙박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서울스테이로 지정된 체험형 숙박시설이다.

‘복합 한옥공간 곳’은 창덕궁 왼쪽에 자리한 계동길에 있다. 크고 작은 상점이 늘어선 계동길에서 무심코 지나칠 법한 작은 골목에 숨어있다. 빌라가 늘어서 있는 골목길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옥이라 더욱 특별하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마당이 나타난다. ‘ㅁ’자 구조로 이루어져 햇빛 드는 마당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마당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마당으로 떨어지는 따스한 햇볕을 맞으며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잠시 밀어내본다.

‘복합 한옥공간 곳’을 운영하는 김혜란 대표는 지난 2007년 이곳에 터를 잡았다. 계동길에서 발견한 80년 된 한옥에 사무실 겸 가족과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농촌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면서 친환경 농법을 활용하는 농부를 지원하기 위해 한옥을 찻집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반 손님들이 찻집에 찾아오고 공간을 대여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문화공간과 숙박시설을 갖춘 한옥스테이로 이어졌다고 한다.

복합 한옥공간 곳은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나누고 있다. 단순히 차를 마시고 방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한옥에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 교류하고 배움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곳은 모이는 곳, 머무는 곳, 맛보는 곳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다.

모이는 곳은 조용한 회의부터 단체모임까지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머무는 곳은 손님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방이다. 소박하게 꾸며진 방에 머물면서 한옥의 정취를 즐기며 편안히 쉬어갈 수 있다. 맛보는 곳은 장흥 돈차, 하동 잭살차 등 평소에 흔히 접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숙박객에 아침 식사로 유기농 제품인 수제 빵과 요거트, 잼 등이 제공하여 친환경 농법을 활용하는 농부들을 지원한다.

사진: 한옥 사이드, 제공: 서울관광재단

한옥 ‘사이드’는 경복궁의 왼쪽, 서촌으로 알려진 누하동에 있다. 북촌이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의 물길을 따라 조선 양반들의 거주지였다면, 서촌은 역관이나 의관 등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전통적인 한옥이 남아 있는 북촌과 달리 서촌은 지난 1910년대 이후 주택 계획에 의해 대량으로 지어진 개량 한옥이 주를 이룬다. 그 때문에 북촌과는 달리 한옥과 빌라가 얽히고설킨 채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서촌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 누하동으로 내려오면 간판도 없이 숨은 듯 자리한 곳에 한옥 ‘사이드’가 나타난다. ‘사이드’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의 절친한 벗이었던 구본웅 화백이 거주하였던 곳으로 추정되는 집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여 만든 한옥이다. 마당에 들어서면 ‘S’자로 휘어지며 하늘로 가지를 뻗은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벚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당이 크진 않지만 멋들어지게 자리하고 있는 나무가 한옥의 기품을 높여준다. 사대문 안에서 흔하지 않은 100평이 넘는 한옥이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이 낡아 있었다.

<한옥스테이> 복합 한옥공간 곳

한옥 ‘사이드’는 이용재 건축가를 통해 전면 보수를 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이 과정에서 마당의 풍경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한옥의 가장 중요한 건축 특징 중 하나인 ‘차경’을 활용했다. ‘차경’은 자연을 빌려 내 정원으로 삼는다는 건축 방식이다. 창을 단순히 방 안과 밖을 구분하기 위한 문이 아니라 풍경을 담는 액자로 바라보고 접근했다. 객실마다 큰 창을 배치해 햇빛을 방안으로 받을 수 있고, 창을 통해 나무가 감싸고 있는 마당의 풍경을 방안에서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곳에 살면서 계절마다 변화하는 마당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념무상의 세월을 보내고 싶을 정도다.

사이드의 공간은 안채를 비롯하여 문간채, 사랑채 등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마당 위로 난 계단을 지나 언덕 위에 자리한 사랑채는 사이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장의 대들보와 서까래를 옛 모습대로 살려 한옥의 운치를 살리면서도 감각적으로 제작된 가구를 통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넓게 뚫린 창을 통해 마당을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선을 멀리 옮기면 인왕산 자락 아래로 펼쳐진 서촌의 풍경까지 한눈에 펼쳐진다.

자료제공: 서울관광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