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래블] 독일 바이에른, 동화 속 바로 그 성…노이슈반슈타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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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최치선 기자)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속 성이 눈 앞에 보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실제 보는 것과 책으로 읽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바로 그렇다. 독일 알프스 산맥 바위 산에 우뚝 솟아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1886년 공개된 이후 동화 속의 바로 그 성으로 알려지며 경탄과 경이로움을 불러 일으켜왔다. 실제 디즈니의 오프닝 로고인 신데렐라 성에 나오는 성이 바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모티브로 그려진 것이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뮌헨(Munich)에서 데이투어나 렌트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는 동안 바바리아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을 지나 노이슈반슈타인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즐겨보자.

만약 열차를 이용하면 뮌헨에서 퓌센까지 가서 퓌센에서 다시 성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약 2시간 정도 달려 도착하면 먼저 바이에른 왕 박물관을 관람한 후 호엔슈반가우(Hohenschwangau) 성의 화려함을 즐기고 노이슈반슈타인 (Neuschwanstein)성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순서는 크게 상관없다. 여유가 있다면 알프호수(Alpsee)를 둘러 보면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의 유명한 전설을 떠올려 보자.

이곳에서는 바이에른 시골과 알프호수, 마리엔 브리케 다리(Marienbrücke Bridge), 스완 킹(Swan King), 호엔슈반가우 성(Hohenschwangau Castle), 푈라쓰 폭포와 협곡(Pöllath Waterfall and Gorge) 등의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알프 호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가는 길에 마리엔브리케까지 올라가 보자. 이 다리에서 성을 바라보면 19세기 신낭만주의 걸작의 그림같은 완벽한 전망을 볼 수 있다.

성안으로 들어가면 가이드의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한국어 오디오 해설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건설로 재정이 파탄나고 이로인해 루트비히 2세는 결국 퇴위당한다는 뒷이야기까지 들려준다. 성내에서 45분 투어를 마친 후 밖으로 빠져 나와 전형적인 바이에른 맥주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더 좋아 질 것이다.

마리엔 브리케 다리와 푈라쓰 폭포 (사진: 최치선 기자)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바이에른 왕 루트비히 2세가 23년(1869년부터 1892년)에 걸쳐 지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이다. ‘새로운 백조’라는 성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백조를 닮았다.

오디오 해설에 의하면 이 성은 군사적인 목적은 전혀 없고 오직 루트비히 2세가 바그너와 그의 오페라인 로엔그린에서 영감을 얻어 지었다고 한다. 보통의 궁전과 달리 산 속에 이정도 규모의 거대한 건축물은 당시 왕국의 재정에 비추어 볼 때 대단히 사치스럽고 현실적으로 무리한 공사였다. 루트비히 2세 본인도 2주 밖에 머물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 성은 루트비히 2세 퇴위때까지 30%밖에 짓지 못한 상태였다. 독일 공화국은 루트비히 2세 사후에 이 성을 미완성인 채로 세상에 공개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사진: 최치선 기자)

루트비히 2세는 생애 총 다섯 개의 성을 건축하려 했다. 그 중 린더호프 성은 완성했고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1/3만 완성했으며 헤렌 킴제성은 절반만 완성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비잔틴/오리엔탈 양식의 성은 계획만 잡혀있는 상태로 끝났다.

오디오 해설에는 루트비히 2세의 지나친 건축욕심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바그너가 오페라를 쓰면 그것을 모티브로 궁전 등을 건축했다. 결국 당연하게도 쓸데없는 곳에 돈을 쏟아부었다고 비판이 커졌고 바그너는 왕실에서 쫓겨났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상심에 빠져 있던 루트비히가 마지막으로 광적인 취미 혼을 불사른 건축물이었다. 하지만 이 성을 지음으로서 바이에른 왕국의 재정을 파탄냈기에 그는 퇴위 당하고 만다.

이 성은 루트비히 2세 생전에 완공이 되지 않았다. 그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완성되기 전에 정신병자라는 판정을 받고 강제로 퇴위해야 했으며, 3일 후에 슈타른베르거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내려다보는 알프 호수나 옆 절벽의 절경은 날씨가 좋은 날 보면 동공이 확장될 만큼 아름답다.

더 좋은 위치에서 성을 감상하고 싶으면 마리엔브리케 다리를 건너가는 것도 좋다. 경사가 조금 높지만 올라갈만하다. 겨울철이나 눈이 녹지 않은 3월에는 안전상 이 다리로의 출입이 금지되는 경우가 있어 마리엔 다리에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보고싶다면 이 시기는 피하도록 한다.

호엔슈방가우 성의 모습 (사진: 최치선 기자)

성 내부를 관람할 경우 투어 가이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이건 호엔슈방가우 성도 마찬가지이다. 양쪽 모두 관람시간은 약 30~40분 정도로 길지 않다. 사진촬영은 두 성 모두 금지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내부에는 루트비히 2세가 만들려고 했던 목욕탕이 설계도와 함께 남아있다. 또한 식당과 하녀들의 방, 노래와 춤을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연회 홀도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루트비히 2세 당시에 이 연회홀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티켓은 호엔슈방가우 마을에 있는 티켓 창구에서 표를 끊고, 시간에 맞춰 성으로 들어가면 된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올라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물론 약 30분 정도 걸어야 하니 편한 신발과 복장이 좋다. 만약 노약자를 동반 하는 경우 마차를 타고 가길 권한다. 호엔슈방가우 성은 이에 비하면 산책하는 정도로 걸을만 하다.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올라가는 마차 (사진: 최치선 기자))

중세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마차 요금은 7유로 한화 약 1만원 정도 한다. 만약 말 똥 냄새가 싫다면 그냥 3유로 내고 왕복으로 버스를 타자. 버스표는 알프 호수와 마차 탑승장 가운데에 있는 정류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아름다움은 계절마다 색다른 진가를 발휘한다. 가을에는 총천연색 단풍으로 물든 숲 속에서 하얀 백조의 성이 날아오르기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봄과 여름에는 초록의 숲 속에서 역시 하얀 백조가 우아하게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다. 겨울 역시 하얀 눈꽃 속에서 한 마리 백조가 겨울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색다른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