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뉴스]두루미와의 공존, 생태관광으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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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멸종위기 보호조류인 두루미와 인간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25일 강원 철원에서 개막했다. 철원은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다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로 이동하는 두루미의 80%가량이 찾는 국내 최대 두루미 도래지다.
한국두루미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철원군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러시아·일본·중국 등 외국 전문가와 한국두루미보호협회·한국조류협회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미래를 위한 두루미와 인간의 상생’을 주제로 토론회와 워크숍 등을 연다. 또 두루미 사진전시회와 청소년들을 위한 두루미 탐조대회 등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27일 철원 고석정전적관에서 열리는 국제 두루미 워크숍에선 동북아의 두루미 서식·도래지인 한·중·러·일 4개국 전문가들이 두루미와 인간의 바람직한 공존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일본 구시로 동물원의 기미야 고가 박사는 미리 공개한 ‘일본의 두루미와 농민 상생’ 발표문에서 “홋카이도에서만 두루미 서식지의 60% 이상이 파괴돼, 번식 가능한 개체군 절반 이상이 농지에 둥지를 틀어 농민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일본 야생조류협회 등에선 생태 관광 프로젝트를 도입해 농민들과 두루미류를 포함한 조류들과의 마찰을 풀고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두루미류는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제202호와 20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는 200~250마리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비무장 지대 일대를 중심으로 1000마리를 넘어섰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남한에서 두루미가 도래하는 4개 지역은 모두 군사분계선 인근에 있으며, 두루미 분포 면적이 넓어진 것은 민통선 지역에서 더 많은 농경지가 개간된 것과 연관성이 높다”며 “최근 군사보호지역 해제 압력이 강해지면서 서식지가 크게 위협받고 있으나 도래지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