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하키 ? 슬라럼 ? 마라톤 취향에 따라 내 맘대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많다. 그러나 그 중 으뜸은 인라인 스케이트다.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유지보수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더불어 건강과 함께 열섬현상으로 뜨거워진 도심지를 활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런 인라인이 이제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여의도 공원을 크게 양분했던 자전거와 인라인이었다면 이제는 인라인을 이용해 하키, 마라톤, 각종 묘기를 보여주는 인라인슬라럼까지!!
무더운 여름 에어컨에만 의지한 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당신에게 적극 추천한다. 바람 잘 통하는 티셔츠와 반바지, 간단한 안전장구 그리고 인라인을 손에 들고 거리로 나서자. 뜨거운 한낮의 태양아래 그동안 허여멀건 하던 그대의 늘어진 피부를 상큼 발랄한 구릿빛 피부로 재생시킬 타이밍이다.
#이제 온 가족이 함께 즐긴다
4바퀴 혹은 5바퀴로 이뤄진 인라인스케이트는 초보자도 조금의 노력만 거치면 이른바 실력자가 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높다.
뜨거운 해가 서쪽으로 지는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 현재 서울의 기온은 26.7℃. 한반도 곳곳이 한밤중에도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때로 과도한 음주나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오히려 피부혈관을 수축시켜 오히려 몸에서 더 열이 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삼삼오오 모여 자전거나 인라인으로 열대야를 대비한다. 연인끼리 혹은 가족이 모여 시원한 강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사람들 뿐 아니라 동호회를 조직하고 보다 업그레이드된 인라인 스킬을 연마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도심레포츠의 제왕이라 할 수 있다.
“가족이 모두 모여 몸을 부대끼고 땀을 흘리면 즐겁기도 하지만 어느새 건강까지 손에 쥐었다” 잠실에 사는 A(40세)는 최근 부인과 초등학생 딸까지 꼬드겨 매일 밤 올림픽 공원을 순회한다. 이미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스피드는 줄지 않는다. 딸이 심판을 보는 사이에 아내와 일정 구간동안 내기를 하는 모습도 정겹다.
공원 한 켠에는 젊은이들이 모여 색다른 묘기를 선보인다. 장애물이 세워진 트랙을 빠른 발놀림으로 돌며 다양한 몸놀림을 보이는 것이다. 인터넷 동호회에서 모인 이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 모여 서로가 갈고 닦은 기량을 평가한다. 동호회 회장인 이상은씨(28세)는 고등학교 동아리로 시작해 이제는 회원수만 20여 명에 이르는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배운 담배를 인라인 시작하면서 끊게 됐어요”라며 “인라인을 타면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게 됐고, 제게는 진정한 삶의 활력소예요”라고 밝혔다.
인라인스케이팅은 속도감을 즐기면서 건강도 유지할 수 있는 전천후 전신운동이다. 체중 60kg의 성인이 30분 간 인라인을 탔을 때 평균 220칼로리가 소모된다. 다이어트에도 좋고, 몸의 평형유지 기능과 순발력을 향상시켜 어린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돕는 운동이다.
#NHL의 감동을 그대로 느껴라!!
현재 국내에는 50여 개 인라인 하키 동호회가 존재한다. 롤러하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종목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빙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하키 대용의 대중 레포츠로 자리잡았다. 인라인하키는 아이스하키와 장비, 규칙, 등이 비슷해 실제 NHL선수들도 인라인하키로 훈련하고 있다. 국내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인라인스케이트 열풍이 불면서 인라인하키 동호회가 늘어났다.
인라인하키는 20여 명이 한 팀을 구성한다. 이 중 5명이 경기를 뛰게 되는데 경기는 전?후반 12~15분씩 진행된다. 아이스하키에 비해 오프사이드 반칙이 완화되고, 블로킹은 오히려 강화했다. 아스팔트, 대리석, 우레탄 등 편편한 바닥이 있는 장소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인라인스케이트와 스틱, 글러브 등 기본 장구 외에 부상방지를 위해 무릎 및 관절 보호대, 헬멧 등을 갖춰야 한다.
특히 인라인하키는 다양한 인라인종목 중 마라톤에 해당하는 ‘피트니스’, 하프파이프 같은 묘기를 즐기는 ‘어그레시브’, 스피드를 즐기는 ‘다운힐’ 등을 모두 포함하는 레포츠이기 때문에 동호회 레포츠로서 제격이다.
놀랍게도 여성회원들도 꽤 된다. TV로 보던 아이스하키의 과격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지만 늘씬한 여성회원들도 한 덩치하는 남성들과 어울려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라인 하키 동호회의 한 회원은 인라인하키의 매력을 크게 4가지로 꼽는다. 첫째, 바람을 가르는 스피드와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있는 스포츠라는 점. 둘째, 누구나 간단한 장비만 있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스포츠라는 점. 셋째, 나를 희생하고 동료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 넷째 아이스하키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동일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특히 그는 “성장기 아동아니 청소년의 신체 발달 및 사회성 함양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운동으로서, 학교와 학원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슬아슬 인라인슬라럼과 마라톤까지
인라인슬라럼은 인라인을 타고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콘, 컵 등의 장애물을 통과하면서 멋진 기술을 보여주는 레저스포츠다.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인라인슬라럼은 지난 2000년 30개국이 참가해 세계슬라럼스케이터협회(WSSA)를 창설, 슬라럼 규칙, 배틀 규칙, 슬라이드 규칙, 기술, 심판 등을 규정하면서 세계 각국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국내에는 2002년 도입, 현재 전국에 분포된 140개 동호회에 소속된 4만 명과 일반인 6만 명 등 대략 10만 여명이 인라인을 즐기고 있다.
인라인슬라럼은 스피드, 프리스타일, 잼, 배틀, 슬라이드 5개 세부종목으로 나뉘는데, 장애물이 세워진 28m 트랙 도달 시간을 측정하는 스피드 경기는 장애물을 쓰러뜨리거나 그냥 통과할 때마다 -0.2초의 벌점이 부여되며,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프리스타일, 잼과 배틀은 두 명 이상의 선수가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펼치며 연기의 예술성, 기술, 완성도에 대한 점수를 채점하는 경기다. 일반적으로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콘 사이를 가로지르는 화려한 발놀림이나 좁은 봉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슬라이드, 각종 점프를 보다보면 빙판 위 김연아가 부럽지 않다.
최근에는 인라인마라톤이 강세다. 인라인을 탈 줄만 알면 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하고, 일반 마라톤이 지겨운데 반해 인라인마라톤은 속도감과 함께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인라인마라톤 대회가 수시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