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엘뉴스=이정찬 기자)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에서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2년간의 중국 ‘은련(銀聯)카드’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09년 상반기엔 서구 명품의 매출 비중이 61.1%였지만 올 상반기엔 23.8%로 줄었다. 반면 국내 명품 매출 비중은 화장품과 의류를 중심으로 최소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 코리아’의 특징은 발품이다. 전에는 면세점을 찾아 서구 명품을 구매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질 좋은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기 위해 시내 백화점과 명동 등을 돌아다닌다.
2009년 상반기 1679건이었던 롯데백화점 내 은련카드 이용 건수는 2년 만에 1만6935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 전체 은련카드 매출액은 첫 해 2007년 91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764억원으로, 4년 만에 40배 이상 폭등했다.
백화점 고가 화장품인 ‘설화수’ 매장도 중국 관광객들의 독무대다. 하루 열 팀 이상의 단체 찾고 있다. 최고 인기 품목은 110만원대의 ‘진설’ 세트로 영양크림 하나가 40만원이지만 중국 현지보다 싸다는 이유로 줄을 선다.
국산 여성 의류 브랜드인 ‘오브제’ 관계자는 “매월 열 팀 이상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데, 한번에 300만원 이상 산다”며 “1000만원 넘게 사는 손님도 많다”며 “신상품이 나오는 시점을 챙겨뒀다가 때맞춰 내한해 필요한 옷들만 골라 사가는 매니어 층도 두껍다”고 전했다.
구찌·샤넬·루이뷔통·겔랑 등 서구 명품에만 눈을 밝혔던 요우커들이 이젠 국산 명품으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질 좋은 화장품과 의류가 요우커의 관심을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돌려놓은 셈이다.
중국 전문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고, 그 가운데는 깜짝 놀랄 만한 부자들도 끼어 있기 때문에 비싼 제품을 사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귀띔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 이유로는 국산 명품들의 고품질 그리고 위상, 한류의 영향으로 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 말했다.
한편 중국 관광객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은련카드가 일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만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요우커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