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박영석 등정 중 연락 두절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 도중 실종된 산악인 박영석
히말라야 8000m 급 14 좌를 완등하고 남북극을 도보로 탐험했던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 (48· 골드윈코리아 ) 이 안나푸르나 (8091m) 남벽 등정 도중 눈사태와 낙석을 만나 연락이 두절됐다 .

박영석탐험문화재단 측은 19 일 “ 박 대장이 정상 공격을 시작한 첫날 안나푸르나 6500m 지점에서 연락이 끊겼다 ” 며 , “18 일 오후 4 시경부터 24 시간 이상 연락이 두절된 상태 ” 라고 말했다 .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8850m), 로체 남벽 (8516m) 과 함께 히말라야 3 대 남벽으로 꼽힌다 . 해발 4200m 의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표고차가 3891m 에 이른다 . 3 대 남벽 중에서도 가장 오르기 어려운 코스다 .

박 대장은 18 일 오전 4 시 10 분 ( 한국 시간 오전 7 시 10 분 ) 부터 안나푸르나 남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 신동민 , 강기석 두 명의 대원이 박 대장과 함께했다 . 이들은 첫 날 6500m 지점에서 비박을 한 뒤 4 일간 절벽에 매달린 채 식사와 잠을 해결하며 직벽을 올라 반대편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

평소 쉬운 길이 아닌 험한 길을 골라 오르는 방식의 ‘ 알파인 스타일 ’ 등반을 추구한 박 대장은 안나푸르나에서도 가장 어려운 루트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박 대장이 예정한 코스는 안나푸르나의 직벽 구간을 모두 통과하는 것으로 여태까지 시도된 등정 중 가장 험난한 코스였다 .

박 대장 일행은 6500m 지점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 눈과 안개가 가득하다 . 낙석이 심하다 ” 는 내용의 교신을 한 뒤 3 명 모두 베이스캠프와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 남은 대원들은 박 대장의 위성전화 성능이 좋지 않은 탓에 교신이 어려워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식을 기다렸다 .

연락 두절 시간이 길어지자 베이스캠프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한구 , 김동영 대원이 수색에 나섰다 . 이들은 안나푸르나 남벽 밑에 설치됐던 공격캠프가 눈사태에 휩쓸려 사라진 것을 발견했으나 날이 어두워져 더는 수색을 할 수 없었다 . 이들은 20 일 날이 밝는 대로 다시 현장을 수색할 예정이다 .

박 대장 일행은 9 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뒤 17 일 안나푸르나 남벽 밑으로 이동해 기상 상태를 살피며 등정 계획을 세웠다 . 13 일 눈사태가 크게 일어나는 등 일기가 좋지 않았으나 15 일부터 21 일 사이에는 날씨가 맑을 것으로 예상돼 이 기간에 등정을 마칠 예정이었다 . 13 일 생일을 맞았던 박 대장은 “ 무조건 정상에 간다 . 중간에 내려오는 일은 없을 것 ” 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

박 대장은 2007 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도전 중 두 명의 대원을 잃었으나 2009 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 ‘ 코리안 루트 ( 박영석 루트 )’ 라 이름 지었다 . 재단 측은 “ 박 대장은 극한상황에서도 생존해 왔던 전문 산악인이다 ” 며 그가 이번에도 난관을 뚫고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