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에서 생산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과 세련된 레이블은 미각뿐만 아니라 보는 눈까지 즐겁게 한다. 세계 유수의 요리사와 와인 초보자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의 찬사를 받는 독일 와인은 현대인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며 때와 장소에 따라 선택가능성 또한 아주 넓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이어 내려오는 2000년 이상의 포도재배 전통과 품질지향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포도 재배기술 그리고 첨단 셀러 기술이 결합해 독일 와이너리들은 현대의 와인메이커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인 와인 생산국 가운데서도 가장 북쪽에 있는, 즉 포도재배의 북방한계선이어서 해마다 예측 못할 기후변화에 노출된다. 그런 독일에서 완전히 숙성된 포도를 수확한다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다. 이 때문에 독일 대부분의 포도밭은 찬바람을 막아주는 숲이 무성한 언덕이나 급경사지, 햇볕을 반사하는 동시에 주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강(주로 라인강) 또는 그 지류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강수량과 일조량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독일의 포도들은 긴 숙성기간을 갖는다. 포도는 서서히 익으면서 당분을 축적시키며, 동시에 쾌활한 산미(酸味)를 유지한다. 또 다양한 토양으로부터 미네랄 성분을 흡수해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독일 와인만의 신선함과 다양한 풍미 그리고 부케가 가능하게 된다.
독일와인 스타일
◇균형 잡힌 드라이한 맛 : 트로켄(trocken?dry), 할프트로켄(halbtrocken?medium dry), 클라식(classic), 셀렉션(selection)이라는 용어는 드라이한 와인을 지칭한다. 이 같은 와인들은 섬세하면서도 음식과 잘 어울리는 산미를 갖고 있다. 특히, 양념이 많은 아시아의 음식들과 조화를 잘 이룬다. 독일 와인의 생산에서 드라이한 와인의 비중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풍부하고 숙성된 과일맛 : 전통적인 슈페트레제(Spaetlese)나 감미롭고 달콤한 아우스레제(Auslese), 그리고 아이스와인(Eiswein)은 농축된 당도(糖度)와 깊이 있는 아로마를 선사한다. 주로 식후 디저트에 곁들이거나 그 와인 한가지만으로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독일의 우수 와인 등급은 카비네트(Kabinett), 슈페트레제, 아우스레제,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그리고 아이스와인으로 나눈다.
독일와인 대표품종
리슬링은 세계 포도 재배량의 60%를 독일에서 생산한다. 독일의 대표 포도품종. 슈페트부르군더는 독일판 피노 누와(Pinot Noir)로 현재 리슬링과 함께 주력하는 품종이다.
◇인기 화이트와인 품종
①리슬링(Riesling)=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프리미엄 화이트와인 품종. 리슬링에 대한 문서화 된 최초 기록은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세계 반 이상의 리슬링을 생산하는 독일은 리슬링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특유의 고급스러움, 견고한 산도, 풍부한 맛, 숙성력이 특징이다. 맵고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 아시아?남미 요리와 놀라울 정도로 조화를 잘 이룬다. 아삭아삭한 사과와 잘 익은 복숭아, 풍성한 미네랄, 그리고 귀부(Botrytis, noble rot)의 감미로운 톤 등은 모두 리슬링의 복합적인 선율을 잘 나타내는 표현이다.
②실바너(Silvaner)=오랜 전통을 지닌 품종으로 신선한 과일맛의 풀바디 와인을 만든다. 해산물이나 가벼운 육류의 섬세한 맛을 살릴 수 있는 편안한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③리바너(Rivaner)=유사 품종인 뮐러 투어가우(Mueller-Thurgau)보다 드라이하다. 각종 허브로 맛을 낸 요리, 샐러드, 야채와 잘 어울린다. 꽃향기, 은은한 머스캣 톤이 감돌면서 신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병입 후 단시일 내에 마셔도 좋다.
④그라우부르군더(Grauburgunder, Pinot Gris)=유사 품종인 루랜더(Rurnder)보다 세련되고 좀 더 드라이한 맛을 낸다. 두 종류 모두 원만한 산미를 가진, 입안을 가득 메우는 풍부한 풍미의 화이트와인을 만든다. 생선, 양고기 등 맛이 강한 요리와 궁합이 잘 맞고, 잘 숙성된 단맛을 내는 루랜더는 매콤한 맛이 나는 치즈와 함께 즐기는 것도 좋다.
⑤바이스부르군더(Weissburgunder, Pinot Blanc)=신선한 산미, 섬세한 과일맛, 그리고 파인애플, 견과류, 살구와 감귤류를 연상시키는 부케가 복합적으로 융화돼 있다. 가벼운 육류 또는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오크통에서 숙성된 와인은 양고기나 야생수렵동물 및 조류로 요리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신종 화이트와인 품종
최근 성공적으로 교배된 케르너(Kerner)는 리슬링의 특징들을 간직해 신선한 산미와 풍부한 과일 맛을 낸다. 쇼이레베(Scheurebe)는 블랙커런트나 자몽을 떠올리게 하는 부케와 섬세한 향신료의 언더톤, 그리고 톡 쏘는 신맛을 지녀 아시아요리, 블루치즈와 잘 어울린다.
◇인기 레드와인 품종
①슈페트부르군더(Spaetburgunder, Pinot Noir)=독일 최상급의 레드와인용 품종. 입안 가득히 채우는 풍성함과 달콤한 과일향을 살짝 풍기는 부드러운 와인을 만든다. 고급 육류요리와 무척 잘 어울린다. 가벼운 육류요리에는 로제와인인 슈페트부르군더 바이스헤릅스트(Weiherbst)와 함께 즐기면 좋다.
②도른펠더(Dornfelder)=진한 붉은색을 내는 새로운 품종. 베리(berry)향이 풍부해 차갑게 음미하는 젊은 스타일의 와인으로, 피크닉용으로 안성맞춤이다. 탄닌이 풍부한 오크통 숙성 와인은 묵직한 고기요리나 풍미가 강한 치즈 등과도 뛰어난 조화를 이룬다.
③포르투기저(Portugieser)=옅은 붉은색에 낮은 산도를 지니고 있으며, 매력적이고 부담이 없다. 약한 베리향 같은 부케를 지닌 와인을 만든다. 차가운 소시지나 치즈와 무척 잘 어울린다.
④트롤링어(Trollinger)=꾸밈없는 맛을 지닌 이 품종은 가볍고 과일향이 가득하며, 산뜻한 산도와 야생의 베리 또는 레드커런트의 향기를 상기시킨다. 와인 자체만 음미해도 좋다. 뷔템베르크 지역에서 널리 재배된다.
⑤렘베르거(Lemberger)=과일향과 산도, 탄닌이 풍부하며, 마치 피망처럼 베리류부터 식물류까지 아우르는 부케를 지니고 있다. 육류나 강한 치즈와 즐기면 좋다.
숙성도-품질의 증표
유럽연맹은 크게 테이블와인과 품질와인 이 2가지로 품질 등급을 구분한다. 평균적으로 연간 포도 수확량의 5% 미만이 테이블와인 생산에 투입된다. 도이처 타펠와인과 도이처 란트와인은 뛰어난 테이블 와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심플함과 상쾌함을 제공한다.
독일의 13개 특정 포도주 생산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와인은 숙성도가 뛰어난 포도로 생산되어 더 높은 품질 기준을 전제로 한다.
기본 품질 와인은 ‘크발리텟 와인 B.A.(Qualittswein B.A.-QbA)’과 한층 높은 품질의 ‘클라식(Classic)’ 드라이 와인은 일상적으로 식사와 함께 혹은 단독으로 즐기기에 좋으며 일반적으로 어리고 (만든지 얼마 안 된 상태이거나)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이 좋다. ‘셀렉션(Selection)’은 보다 뛰어난 품질의 드라이 와인으로 고품격의 식사나 축제용으로 이상적이다.
독일 최고의 품질와인인 ‘크발리테쯔와인 미트 프레디카트-Qualitaetswein mit Praedikat?QmP)’는 완숙된 포도나 귀부(貴腐?Botrytis)포도로 만든다. 우아하고 품격 있으며 숙성력이 뛰어나다. 이 QmP등급 와인은 포도의 완숙도와 품질에 따라 다시 여섯 단계로 나뉜다.
1. 카비넷(Kabinett) : 잘 익은 포도로 만든 부드러운 와인으로 깔끔하고 알코올 도수가 낮다.
2. 슈페트레제(Spaetlese) : 말 그대로 ‘늦게 수확한’ 와인으로 완숙에 이른 포도의 깊은 풍미와 조화된 미감이 뛰어난 와인이다.
3. 아우스레제(Auslese) : 고귀한 와인으로 매우 잘 익은 포도송이 중에서 다시 선별하여 만들며, 향과 맛의 깊이가 뛰어나다.
5.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 희귀하고 독특한 맛의 와인으로 보트리티스 특유의 꿀 향기를 지녔다. 과숙된 포도알을 손으로 수확하여 양조한다.
6. 아이스와인(Eiswein) : BA 급의 포도를 언 상태에서 수확하여 즙을 내서 만든다. 과일의 산미와 당미의 농축도가 매우 뛰어난 독특한 와인이다.
포도 열매가 언 상태에서 수확 되고 즙을 내어 만드는 아주 독특한 와인이다. 아이스와인의 놀란만한 과일의 산미와 달콤함 덕분에, 이 와인은 전 세계 어떤 와인보다 가장 훌륭한 보관능력(aging potential)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의 수집가들이 찾고, 극히 소량 뿐만이 생산되기 때문에, 아이스 와인은 매우 비싼 가격에 팔리곤 한다. 아페리티프(식전주), 디저트와인, 혹은 과일 디저트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아이스 와인은 모든 메뉴도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이다.
7.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TBA) : 독일 포도 재배 기술의 왕관. 귀부현상에 걸린 낱개의 포도알을 건포도 수준에서 수확하여 만든 와인으로 그 농축미와 복합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TBA와인은 수 해동안 와인셀러에 저장하기에 완벽한 와인이며, 매우 특별한 행사에 제공하기 좋다.
종합해 보면, 독일 와인은 편안한 일상의 모임이나 피크닉에서부터 고품격의 식사나 리셉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 잘 어울리는 와인 스타일을 선사한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와인생산지역
독일에는 13개의 와인 생산지역이 있다. 각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주력 포도품종이 다르며, 같은 품종이라 해도 지역의 특성을 가진 다른 와인이 생산된다.
①아르(Ahr) : 독일에서 ‘레드와인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 지역의 포도원들은 본(Bonn)의 남쪽에서 라인강으로 합류하는 아르강 유역을 따라 선을 그리고 있다. 고풍스러운 온천으로 유명한 Bad Neuenahr-Ahrweiler 서부의 가파른 점판암 절벽과 동부의 높은 현무암 봉우리들은 이 지역의 급경사지 포도밭의 풍경을 북돋아 주고 있다. 가장 주요한 화이트 품종으로 리슬링을 재배하고 있으나 이 자그마한 지역은 섬세한 레드와인, 특히 슈페트부르군더 그리고 조숙종 품종인 프뤼부르군더(Fruehburgunder)가 유명하다. 포르투기저 또한 이 지역의 주요 레드와인 품종이다.
②모젤(Mosel) : 모젤강 유역과 그 지류인 자르(Saar)와 루버(Ruwer)유역은 고대 로마 시절부터 독일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와인 재배지로 전해져 내려온다. 마치 양탄자처럼 포도밭과 숲이 점판암의 급경사를 덮어주고 있으며, 모젤강이 코블렌쯔(Koblenz)에서 라인강으로 합류하는 지점까지 둥글게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그야말로 리슬링 품종을 위한 최적의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섬세하고 향긋한 맛과 신선한 과일향을 머금은 산미, 미네랄 향의 언더톤에 이르기까지 비교할 수 없는 피네스(finesse)를 지닌 와인이다. 엘블링(Elbling)은 이웃 국가 룩셈부르크의 반대편에 위치한 트리어(Trier)지역 남동부의 고유한 특산품이며, 활기찬 풍미와 함께 향기롭고 가벼운 느낌의 스파클링 화이트와인이다.
③나에(Nahe) : 모젤강과 라인강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나에는 숲으로 뒤덮인 훈스뤼크 구릉지대(Hunsrueck Hillls)를 가로지르며 라인강의 빙엔(Bingen)으로 흐르는 강의 이름을 딴 지역이다. 인상적인 암반층형상, 미네랄 퇴적 및 광물들이 진기한 지질학적 다양성을 입증하며, 또한 나에 지역의 폭 넓은 와인 스타일을 설명한다. 깔끔하고 짜릿한 리슬링, 향긋한 리바너, 풍미 있는 실바너 등이 이 지역의 오랜 클래식 와인이다. 피노 계열의 화이트와 레드와인 품종인 그라우부르군더, 바이스부르군더 및 슈페트부르군더, 그리고 레드와인 품종인 도른펠더(Dornfelder)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④라인헤센(Rheinhessen) : 라인강이 보름스(Worms)에서 마인츠(Mainz)로, 다시 서쪽 방향인 빙엔으로 흐르면서 크게 꺾어지는 ‘ㄱ자형’ 지대를 가리켜 ‘1000개의 언덕이 있는 땅’이라 부른다. 면적이 넓은 만큼, 독일 최대의 와인 재배 지역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라인헤센 실바너(Rheinhessen Silvaner)와 셀렉션(Selection Rheinhessen)과 같은 혁신적인 품종 와인과 화이트, 레드 피노와인은 이 지역의 잠재적인 품질을 강조한다. 리바너, 실바너, 리슬링 등의 전통 화이트와인이 주 생산품이지만, 적포도 품종인 포르투기저와 도른펠더와 같은 향기가 풍부한 품종도 재배된다.
⑤팔쯔(Pfalz) : ‘독일 와인 가도(Deutsche Weinstrasse)’는 라인헤센 지역과 프랑스 국경사이 85㎞에 걸쳐 그림 같은 마을과 풍요로운 포도밭을 자랑하며 굽이 치고 있다. 따뜻하고 햇볕이 풍부한 기후에서 포도나무는 무성하게 자라며 관능적으로 잘 익은 와인을 생산한다. 주품종으로 리슬링이 있으며, 화이트 피노인 바이스부르군더와 그라우부르군더와 함께 고품질의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한편 슈페트부르군더, 도른펠더, 그리고 보기 드문 셍로렝(St. Laurent)은 무엇보다 고급 레드와인의 상징이다. 리바너와 포르투기저는 가볍게 즐기는 와인으로 선호된다.
⑥미텔라인(Mittelrhein) : 미텔라인은 ‘라인강 골짜기’로 불리는 본과 빙엔 사이에 장대하게 펼쳐진 라인강 유역을 말한다. 라인강은 이 점판암 언덕 사이를 수천 년간 흐르면서 좁고도 가파른 협소한 골짜기를 형성하며 지난 2000년간 포도나무가 서식한 최상의 미기후를 형성했다. 고대의 영광을 자랑하는 성곽의 폐허들은 포도나무로 덮인 언덕과 중세풍의 마을들을 내려다본다. 로렐라이와 니벨룽엔 등의 전설이 있는 미텔라인은 예술가와 와이너리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선하고 향긋한 리슬링 와인은 미텔라인 지역의 주 생산품이다.
⑦헤시셰 베르크슈트라세(Hessische-Bergstrasse) : 고대 로마 시대 무역 통로였던 strata montana(mountain road)는 프랑크푸르트 남쪽의 오덴발트(Odenwald)의 작은 구릉들을 따라 라인강과 평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몬드와 과일 나무가 다른 곳보다 일찍 꽃을 피워 ‘독일의 스프링 가든’으로도 불리는 베르크슈트라세 지역은 폐허의 성곽이 골짜기 아래의 포도원과 과수원을 내려다보는 매력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이 작은 지역의 주요 생산지는 벤스하임(Bensheim)과 헤펜하임(Heppenheim)이다. 리슬링은 이 지역의 주품종으로 전체 재배지의 50%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어 리바너와 그라우부르군더 품종을 꼽을 수 있다.
⑧라인가우(Rheingau) : 라인가우의 심장은 비스바덴(Wiesbaden)에서 뤼데스하임(Ruedesheim)까지 동서로 흐르는 라인강 오른편에 고귀한 리슬링과 슈페트 부르군더 포도나무가 타우누스 언덕(Taunus Hills)을 뒤덮고 있는 지역이다. 라인가우의 명성은 무엇보다도 최적의 기후, 요하니스베르크(Johannisberg)의 베네딕트 수사, 클로스터 에버바흐(Kloster Eberbach)의 수사, 그리고 이 고장의 귀족층이 몇 세기 전에 정하여 엄격하게 수행하였던 품질 관리 규정에서 비롯되었다. 1775년 요하니스베르크에서 ‘우연한 행운으로’ 만들어졌던 슈페트레제(늦은 수확)는 독일산 와인의 명성을 펼치게 한 풍부하고 깊은 귀부와인(Botrytis)의 시초가 됐다.
⑨바덴(Baden) :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바덴은 독일 포도산지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바덴 지역은 보덴제(Lake Constance)에서 시작해 라인강을 따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까지 400여㎞에 걸쳐 펼쳐져 있다. 또한 ‘슈바르츠 발트(Black Forest)’ 및 화산암 토양의 계단식 경사면에 많은 포도가 재배되는 화산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카이저스툴(Keiserstuhl)’을 포함한다. 이웃지역인 알자스,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바덴은 음식과 와인에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모든 요리와 무난하게 어울리는 드라이한 레드 및 화이트 부르군더 품종은 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리바너 품종이 널리 재배되고 있는 반면, 전통 화이트 품종인 리슬링, 실바너, 구트에델(Gutedel)의 품종재배는 소량으로 이뤄진다.
⑩잘레 운스투르트(Saale-Unstrut) : 잘레-운스투르트는 바이마르와 라이프찌히 사이에 위치한 독일 와인 생산지 중 최북단에 있다. 지난 10세기 동안 잘레강과 운스투르트 강 유역의 경사진 계단식 석회암 경사면-유명한 작은 숲들과 널찍한 고원으로 둘러쌓인 언덕-에서 포도가 재배되어 왔다. 주요 마을로는 프라이부르크(Freiburg), 나움부르크(Naumburg)와 바드 쾨젠(Bad Ksen)이 있다. 은은한 스파이스 향이 감도는 부케가 특징적인 드라이한 품종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리바너, 바이스부르군더(Pinot Blanc), 실바너가 주품종이다.
⑪작센(Sachsen) : 독일에서 가장 작고 가장 동쪽에 위치한 포도재배 지역인 작센은 엘베강 유역에 위치하고 있다. 문화적 배경과 온화한 기후로 ‘엘베의 피렌체’라는 애칭을 가진 드레스덴, 그리고 마이센이 이 지역의 주요 도시이다. 포도나무는 주로 가파른 계단식의 경사진 화강암 언덕에서 재배된다. 모든 다양한 종류의 작센 와인이 생산되지만, 드라이한 리바너, 리슬링, 바이스부르군더(Pinot Blanc)가 주종을 이룬다. 소량이긴 하지만, 리슬링과 머스캣의 희귀 교배종인 골드 리슬링(Goldriesling)이 유일하게 재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⑫프랑켄(Franken) : 프랑크푸르트 동쪽에 위치한 구릉성 지역인 프랑켄은 구불구불한 마인강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지역이다. 빼어난 품질의 와인과 뷔르쯔부르크(Wrzburg)의 바로크 궁전은 이곳을 예술과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메카로 만들었다. 납작하고 둥그런 모양의 복스보이텔(Bocksbeutel)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후와 드라이한 와인 스타일 역시 프랑켄을 다른 지역과 구분 짓게 만드는 요소이다. 서늘한 기후와 토양은 이 지역의 리슬링에 색다른 특색을 주며, 조숙종인 리바너와 바쿠스(Bacchus)도 잘 재배된다. 무엇보다도 프랑켄은 흙내음 그윽한 힘찬 실바너 와인으로 유명하다. 슈페트부르군더와 다른 지역에는 드문 도미나(Domina)가 이곳의 주된 레드와인 품종이다.
⑬뷔르템베르크(Wuerttemberg) : 프랑켄 지역 남쪽에 위치하며, 바덴 인접 지역인 뷔르템베르크는 구릉지대를 이루는 전원 지역이다. 뷔르템베르크의 주요 도시인 슈투트가르트와 하일브론은 와인 산업의 중심지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포도원들은 넥카강 유역을 따라 형성된 들판과 숲을 이루는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레드와인이 주 생산품으로, “슈바벤들의 전통 주류” 라고 불리는 상큼하고 가벼운 트롤링거에서부터 색상과 바디, 그리고 토양 성분이 풍부한 슈바르츠리슬링(Schwarzriesling)과 렘베르거(Lemberge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와인이 있다. 화이트와인으로는 리슬링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이종교배로 탄생하고 또한 리슬링과 유사한 케르너가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