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숙성에 없어선 안 될 재료, 오크통 oak
(티엔엘뉴스=박예슬기자) 쌍떡잎식물 참나무과(科)에 속하는 참나무는 북반구의 온대에서 열대지방에 걸쳐 자란다. 나무껍질에 타닌(tannin) 함량이 많고 재목은 매우 단단해, 특히 술통을 만드는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인다. 속명(屬名)인 ‘퀘르쿠스(quercus)’란 켈트어로 ‘좋은 목재’라는 뜻. 한국에서도 역시 ‘진짜 나무’라는 뜻의 참나무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오크(oak)라고 한다. 이 오크는 바닷가에선 어망을 물들이는데 사용하기도 하고, 한국의 농촌에선 떡을 찔 때 사용해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건축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와인, 브랜디, 위스키 등 술의 숙성에 없어서는 안 될 재료다.
오크통이 와인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저장된 와인이 공기와의 접촉을 느리게 하고, 와인 속의 화학적 변화에 촉매작용을 해 와인 숙성을 도와준다. 둘째로는 숙성 중인 와인에 은은한 나무 향을 배게 해 더욱 개성과 특성을 살려 고급스럽게 한다. 셋째로는 오크에 포함된 타닌과 와인 속에 함유된 타닌, 안토시아닌, 알코올 및 각종 유기물들이 복잡 미묘한 작용을 해 와인의 색상을 선명하고 깨끗하게 해주며,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요즘에는 가격과 위생조건을 만족시키면서 와인의 온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콘크리트로 만든 통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고급 와인은 오크통 숙성이 필수적이다.
오크통에서 주로 생성되는 향은 구운 토스트, 탄 나무, 바닐라, 커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반면, 오크에서 생성되는 향의 영향으로 과일 향은 점차 줄어든다. 이러한 향은 와인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오크통의 그을린 정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오크통이 어느 나라 산(産)인지, 얼마나 태웠는지, 새 통인지 헌 통인지, 오크통의 크기가 얼마만한지, 어느 정도 숙성을 하는지에 따라서 와인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오크는 미국산과 프랑스산이다. 미국산 오크는 성장이 빨라 나무와 결이 넓고 크며, 기계로 자른 다음 구워서 말린다. 주로 바닐라나 코코넛 향을 함유하고 있다. 반면에 프랑스산 오크는 미국산에 비해 입자가 곱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건조시키기 때문에 산소와의 접촉이 많아서 복합적인 맛과 향을 품고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 주로 고급 와인을 생산할 때 많이 사용하고, 특히 리무쟁(Limousin) 지방의 오크는 최고급으로 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와인 제조업자가 대중적이고 편안한 스타일을 원할 때에는 미국산 오크를, 고급 와인으로서 오래 보관해야 할 때에는 프랑스산 오크를 사용한다.
오크통은 그을린 정도에 따라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조업자가 자연적인 나무의 성격을 중요시 할 때에는 살짝 그을리고(light toast), 강한 성격의 나무를 태운 향과 진한 색깔이 우러나게 할 때는 진하게 그을리고(heavy toast), 중간 정도로 구우면 미디엄 토스트(medium toast)라고 한다.
오크통은 새 것일수록, 또 크기가 작은 것일수록 와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타닌이 풍부하고 짜임새가 있는 와인이 아니라면 새로 만든 오크통에 담는 것은 좋지 않다. 작은 오크통일수록 와인과 통의 표면적이 넓어져 나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아무 와인이나 오크통에서 숙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무 자체의 향에 압도되지 않으면서도 강한 성질의 참나무 향을 잘 흡수할 수 있는 강한 포도품종이어야 한다.
오크통의 크기와 모양은 각 지방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지방은 바리크(barrique·225ℓ)라고 부르는 통을 사용하고, 부르고뉴(Bourgogne) 지방에선 피에스(piece·227ℓ)라는 통을 사용한다. 샹파뉴 지방에선 220ℓ 용량의 통을 사용하고, 일부 와인은 4000~7000ℓ들이 큰 통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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