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하고 운치 있어 걷기 좋은 길이 있다 . 추풍령 , 문경새재와 더불어 영남 3 대 관문 중 하나로 통했던 죽령옛길이다 . 소백산 비경과 오랜 역사가 담긴 죽령옛길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레킹 코스로 ,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 30 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 옛사람 흔적을 느끼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죽령옛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
옛이야기 떠올리며 걷는 트레킹 코스
소백산에 딸린 고갯길인 죽령옛길은 사서에 기록 되어있는 길 중 가장 오래된 길이다 . 경상북도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읍을 잇는 죽령옛길을 따라 계곡이 흐르고 , 주변에 펼쳐지는 수목터널이 소백산 주요 능선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해낸다 .
우리나라 동남 지역 교통 대동맥이었던 죽령옛길은 교통수단 발달로 사람들 발길이 끊기면서 수십 년간 숲 덩굴 속에 묻혀 있었다 . 영주시에서 옛 자취를 되살려 보존하자는 뜻에서 1999 년 5 월 이 길을 다시 뚫었고 , 죽령옛길 안내판 ( 희방사역과 죽령 고개 2 개 ) 과 전설 안내판 ( 옛길 요소요소에 5 개 ) 들을 설치해 죽령옛길을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산책코스로 개발했다 .
신나무 , 물푸레나무 , 서어나무 등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기간에 보존되어 온 다양한 수목과 이름 모를 각종 산새들과 다람쥐 등을 만날 수 있는 죽령옛길은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연탐방로이기도 하다 .
졸졸 흐르는 계곡물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길을 따라 걷자 . 전나무 숲길을 통과하기도 하고 관목과 넝쿨이 칭칭 얽혀 있는 숲 터널을 지나다 보면 해발 696m 죽령 정상에 이른다 . 누각 형태로 된 전망대에 오르면 풍기읍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
소백산맥 제 2 연화봉과 도솔봉 사이 잘록한 허리인 죽령은 신라와 고구려 경계로 , 양국이 서로 죽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 거듭 꺾이고 휘어지고 굽이도는 아흔아홉 굽이 죽령옛길에는 지금 낙엽송이 그득하다 . 낙엽송을 바스락바스락 밟으며 고갯길을 걷다보면 옛 주막거리터 이정표가 보이며 주변으로 돌을 쌓은 집터 흔적도 발견된다 . 그 옛날 객들이 지나가던 길에 들렸던 주막으로 지금은 사과 과수원만이 여행객들을 맞는다 .
뜨끈한 온천욕으로 심신 회복
죽령옛길 끝에는 풍기온천이 자리 잡고 있다 . 풍기온천은 지하 800m 에서 끌어올린 불소가 함유된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만성관절염 , 신경통 , 동맥경화증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피부가 매끈해지는 기분이다 . 풍기인삼과 한방을 이용한 사우나실도 운영하고 있어 , 노곤한 심신을 회복시키기 그만이다 .
풍기온천을 지나면 몇 백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길지인 정감록촌이다 . 민간 예언서 ` 정감록 ` 에는 국가적 재앙 앞에서도 영 향받지 않을 10 개 지역이 적혀 있다 . 그중 하나가 금계리다 .
금계동에 이웃한 임실마을은 풍기인삼이 시작된 시파지 ( 始播地 ) 다 .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산삼종자를 채취하여 시험재배를 시작한 곳으로 풍기인삼 효시가 되었다 . 해발 250m 이상에서 자라는 풍기인삼은 달여 먹으면 농도와 향기가 진한 것이 특징이다 .
대강죽령폭포에서 시작해 용부사와 죽령산신당 , 죽령정상 , 옛길 , 주점주막터 , 풍기온천과 금계동까지 거리는 16.1 ㎞ 정도 . 5 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길에서 초겨울 정취를 느끼며 건강도 챙기는 일거양득 트레킹을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