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엔엘뉴스=정현철 기자)경인 아라뱃길이 착공 2년6개월여 만에 그 모습 드러냈다. 길이 18㎞ 폭 80m의 아라뱃길 구간 수로는 공정률 97%로 완공단계로 유람선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공정률이 각각 68%와 55%인 주변 친수경관과 터미널 주변 물류단지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 본격 개통된다.
이에 따라 아라뱃길에 대한 평가 역시 곳곳에서 분분히 쏟아지고 있다.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후 서해뱃길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뱃길 이용 수요도 크지 않아 반쪽짜리 뱃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9일 오후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인천 서구 오류동). 일반 승객을 태우고 첫 시험 운항하는 유람여객선 하모니호(693t)가 선착장을 미끄러지듯 빠져나왔다. 승선 행사엔 소외계층 등 시민 360명이 참석했다.
인천터미널∼아라김포여객터미널(서울 개화동)의 주 운수로는 잘 정비돼 있었다. 운수로를 따라 조성되는 자전거길(36㎞)과 경관도로(15.6㎞)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뱃길 주변에 만들어진 산책로와 놀이터도 말끔하게 조성됐다.
다만 정부가 지정한 8곳의 관광 포인트는 아직까지 어수선했다. 수로를 뚫기 위해 인천 계양산 줄기를 가로 200m, 세로 100m가량 통째로 잘라낸 협곡에 만들어진 ‘아라폭포’가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인공미만 느껴진다는 견해도 많았다. 운수로를 따라 이어지는 주변 경관은 별다른 볼거리 없이 평범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임성호 아라뱃길 운영기획팀장은 “모든 공사가 끝나면 아파트만 즐비한 한강 유람과는 질적으로 다른 경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선은 1시간25분 만에 김포터미널에 도착했다.
2009년 3월 착공한 경인 아라뱃길 사업으로 터미널 2곳, 교량 12개, 갑문 2곳, 주 운수로 등이 건설됐다. 예산은 2조2458억원이다. 아라뱃길은 내년 5월 전면 개장되면 여객선 9척, 컨테이선·화물선 9척이 운항된다.
정부는 2030년이면 컨테이너 90만TEU, 철강 57만t, 중고차 6만대, 여객 63만명이 운송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물은 다음 달 김포터미널에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 연안과 중국, 베트남, 캄포디아 등을 곧장 오가게 된다. 수공은 내년 초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세어도 등 서해 섬을 오가는 여객선 시험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만5000개 일자리 창출과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는 “화물선은 최대 4000t급의 소형만 운항할 수 있고, 차로 1시간 거리를 터미널 하역을 포함해 뱃길로 3∼4시간 운송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아라뱃길은 유령운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라뱃길에 대형 크루즈선을 띄워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서울시의 ‘서해뱃길’ 사업도 박 서울시장 취임으로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해수가 역류하고 운수로에 물이 갇혀 있어 수질 오염 및 주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행사 참가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이헌규(55)씨는 “뱃길 주변에 관광·위락시설이 들어서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10∼20년을 내다본 현명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태식(24)씨는 “뱃길 주변에 볼거리도 마땅치 않고, 많은 물동량이 운송될 것 같지 않아 사업 성과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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