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감동]출근길의 천원김밥


출근 시간이 빠듯한 바쁜 직장인에게는 천원김밥이 더없이 든든한 아침식사입니다 . 저도 매일 역 앞 분식집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

몇 달 전 , 그 분식집에 경쟁자가 생겼습니다 . 역 계단 앞에 작은 좌판을 벌이고 김밥을 파는 아주머니가 등장한 것입니다 .

김밥을 담아 다니는 아이스박스도 초라하고 , 못지않게 행색도 초라하고 , 더구나 소아마비라도 앓으셨는지 다리를 저는 아주머니였습니다 .

하루는 호기심으로 그 아주머니의 김밥을 아침으로 먹었는데 저 같이 맛에 둔한 사람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맛이 좋았습니다 . 그러고 보니 단골손님도 조금 생긴 모양이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의 출근길이었습니다 . 여느 때처럼 아주머니 김밥을 사려는데 좌판만 있고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둘러보니 계단 구석에서 분식집 사장과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

분식집에서 빤히 보이는 장소에서 그런 장사를 하고 있었으니 그 사장도 그만하면 오래 참은 셈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건장한 사장이 몸도 성치 않은 아주머니에게 완력이라도 쓸까 봐 조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

그리고 며칠 후 결국 아주머니의 좌판이 없어졌습니다 . 그 때문에 조금 씁쓸함을 느끼며 다시 분식집에서 김밥을 사던 도중 그만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 . 글쎄 그 아주머니가 앞치마를 두르고 그 분식집에서 김밥을 말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

저는 이 일이 감동적인 미담인지 , 아니면 분식집 사장의 비즈니스 전략인지 아직도 헷갈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