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귀해 식수마저 부족한 어느 나라 사람이 서구를 방문했습니다 . 그는 어느 마을에 머물게 되었는데 , 이 마을 곳곳에서 수도꼭지라는 것을 틀면 물이 시원스레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감탄합니다 .
그래서 그는 수도꼭지를 여러 개 사서 자기 나라로 돌아와 벽에 꽂아 놓고 틀어보았지만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실망하게 됩니다 . 벽 뒤에 마땅히 있어야 할 배관도 , 급수 펌프도 , 정수장도 없으니 물이 쏟아져 나올 리가 없겠지요 . 심층적 이해 없는 피상적인 해결책의 무의미함을 시사하는 일화입니다 .
간단히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 수도꼭지가 고장이 나 바닥에 물이 흘러넘치는 상황을 가정 해 보겠습니다 . 이 때 고장 난 수도꼭지는 내버려둔 채 바닥에 흘러넘치는 물을 양동이로 퍼 담으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바닥의 물은 양동이로 퍼 담는 만큼 줄어들겠지만 , 고장 난 수도꼭지를 수리하지 않는 한 바닥에 물을 계속 흘러넘칠 것입니다 .
이는 문제의 본질은 규명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론적인 현상만을 추구하는 접근법은 우선 단기적으로 상황을 진정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
이는 비만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사실 비만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 마음의 문제입니다 . 즉 비만이란 결과는 내면 ( 마음 ) 의 원인이 겉으로 ( 현실로 ) 드러난 것입니다 . 내 마음의 어떤 부분이 비만을 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
그래서 진정한 비만의 ‘ 치유 ‘ 는 겉으로 드러난 비만이라는 결과 ( 뚱뚱한 몸 ) 가 아니라 비만을 유발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 근원적인 처방 ‘ 입니다 . 드러난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은 단지 증상 만을 완화시키는 ‘ 치료 ‘ 수준에 불과한 것이지요 .
왜 먹어도 먹어도 자꾸 뭔가 먹을거리가 당기는지 , 운동을 할려고 마음먹어도 작심삼일로 그치게 되고 , 운동은 고사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은지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 해소하지 않는 한 비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
얼마 전 40 대 초반의 여성 CEO 분의 와인중독 문제를 코칭한 적이 있습니다 . 이 분은 약간 통통한 정도였지만 거의 밤마다 마시는 와인으로 몸이 조금씩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이 분의 경우 ,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 살이 찌고 있음 ‘ 입니다 . 물론 살이 찌게 된 이유는 ‘ 와인중독 ‘ 때문이겠지요 .
자 그러면 본질은 무엇일까요 ? 즉 무엇이 와인중독을 일으키게 하느냐라는 것입니다 . 문제의 본질은 ‘ 와인중독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 이 될 겁니다 . 문제의 본질을 살피지 않고 , 단지 와인중독만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아무리 의지력을 동원해서 와인을 자제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 것이지요 .
이는 감기에 걸려 열이 올라 몸이 쑤시는데 , 열을 나의 의지력으로 내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이 분의 경우 , 하루 종일 고단한 몸이 편히 쉴 수 있는 때가 바로 퇴근해서 남편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순간이며 , 이 때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 더불어 회사를 운영하면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가 이 와인을 마시면 풀리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
이제 문제의 본질 즉 와인을 마시고자 하는 욕구 ( 와인중독 ) 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 보상받을 수 있으며 마음의 위안을 받고자 함으로 밝혀졌습니다 . 그러면 이 문제의 본질은 바로 이 욕구 즉 하루의 피로를 풀고 , 보상받을 수 있으며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무엇을 와인이 아닌 것으로 대체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물론 와인을 마시는 것과 동일한 감정적 느낌을 같게 하는 기법도 함께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겠지요 .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자체를 애초에 받지 않게 되면 더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 이 부분은 지면 관계상 본 칼럼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이처럼 , 문제의 해결은 언제나 현상이 아니라 본질에 있습니다 . 방금 사례로 든 와인중독으로 인한 비만의 문제뿐만 아니라 , 삶의 다른 어떤 이슈도 마찬가지 입니다 . 나무의 줄기가 섞어가고 있다면 줄기가 아니라 나무의 뿌리를 살펴 봐야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
당신은 지금 어떤 문제가 있나요 ? 그리고 그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
오상민 / ‘시크릿 다이어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