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강추위는 사람을 실내로 불러 모은다. 그러나 매서운 추위에도 끄떡없이 밖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겨울 레포츠족(族)들이다. 스파이더맨이 되어 빙벽을 거슬러 오르는 <아이스 클라이밍>, 건강미 한껏 드러내며 호기롭게 물속에 뛰어드는 <겨울바다 수영>, 꽁꽁 언 얼음 위에서 손 호호 불며 강태공이 되어 보는 <얼음낚시> 등 겨울 레포츠를 하다보면 동장군은 어느새 물러간다. 스키와 스노보드처럼 많이 알려진 겨울 레포츠도 좋다. 그렇지만 올 겨울엔 색다른 겨울 레포츠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웅크린 몸을 펴면 마음까지 활짝 피어난다. 강추위를 잊게 하는 뜨거운 이색 겨울 레포츠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겨울 레포츠의 꽃 <아이스 클라이밍>
로프에 의지한 채 순백의 빙벽을 거슬러 오른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빙벽을 타고 흐른다.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아이스 클라이밍>은 겨울 레포츠의 백미다.
클라이머들에게 청송은 ‘아이스 클라이밍의 메카’다. 초대형 빙벽이 세워지고 최단 거리에서 관전할 수 있기 때문. 매년 1월 청송군 부동면 얼음골에는 세로 63m, 폭 100m의 얼음벽이 세워진다. 수직벽을 타고 흐르는 거대한 인공 폭포를 얼려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빙벽이다. 특히 국내 대회 ‘청송 주왕산 전국아이스클라이밍대회’와 세계 대회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이 1월 첫째 주 주말과 둘째 주 주말에 연이어 열린다. 세계 대회는 줄곧 유럽에서 열리다가 2011년부터 경북 청송이 아시아 최초로 유치해 의미가 크다.
아이스 클라이밍이 남자들의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은 버리자. 국내 대회 30~40%가 여성 참가자들이다. 참가 여건이 안 된다면 대회 관전 기회를 노려보자. 세계 최정상급 아이스 클라이머들이 빙벽을 타며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순백의 거대한 빙벽이 빚어내는 경관 자체가 거대한 볼거리다. 국내 다른 빙벽들과 달리 청송 얼음골 빙벽은 경기 모습을 바로 앞에서 관전할 수 있어 관전의 재미가 더하다. 최근에는 빙벽 근처 곳곳에 눈 조각 전시회, 썰매장 등 즐길 거리를 조성해 대회 참가자뿐 아니라 관광객과 사진작가도 많이 찾는다.
빙벽 타기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자칫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신체 건강한 일반인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최근 등반교실이 많이 열려 동호인 규모도 늘었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순백 세상의 아름다움을 눈으로만 즐기기는 부족하다. 순백의 자연과 하나가 되어 땀 흘리는 것이 즐거운 사람들은 올해도 아이스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 청송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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