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엔엘뉴스=강정호기자) 2012년, 해외여행의 보편화로 여행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해외여행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도 쇼핑을 중심으로 한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젊은 층의 개별 자유여행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크루즈, 스킨스쿠버, 트레킹 등 테마여행 상품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크루즈 여행은 업계를 비롯해 여행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관심 갖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상품이다. 크루즈 여행상품의 단점이라면 다른 패키지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고 언어 소통과 한식과 같은 국가별 음식이 제공되지 못하는데 따른 불편함일 것이다. 대형 크루즈 선박 대부분이 외국에서 보유하고 있고, 현지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크루즈 내에서의 생활이 편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찾는 여행자들의 요구와 수요를 쫓아 몇몇 후발여행사들이 적극적으로 상품개발과 판매에 나서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후발주자들이 앞선 경쟁자들을 따라 잡기 위해 ‘덤핑 상품 출시’라는 고질적 폐해를 다시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키지에 대한 불만으로 새로운, 여행다운 여행을 원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또다시 여행사들은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밖에 없다.
롯데관광 역시, 2000년 후반 크루즈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면서 비교우위의 가격경쟁력으로 크루즈 시장을 장악하였으나, 시장 교란이라는 측면에서 관련업계의 질시를 받아왔다.
과연, 가격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롯데관광에서는 해외여행 성수기인 7월과 8월을 대비해 지난 6월 4일, 인천, 여수, 후쿠오카, 돗토리, 도야마를 거쳐 울릉도를 조망하고 부산항에 이르는 6박7일의 상품을 출시했다. 세계 유수 크루즈 회사인 코스타 크루즈 빅토리아호로 운항하게 되는 이번 상품에도 가격경쟁력과 최상의 서비스를 내세웠었다.
그러나 실상은 6박7일 동안 승객(여행자)들의 볼멘소리와 크루즈 내에서의 승객들에 의한 데모까지 일어나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났던 롯데관광 창립 41주년 기념 ‘코스타 빅토리아 7일 여행’ 상품은 출발전 승객들에게 약속한 문제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선 ▲하루 한 끼 한식제공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고, ▲2000여명의 승객에 비해 한국승무원과 가이드의 절대 부족으로 인한 언어소통문제였다.
여기에 여수엑스포 참관을 위해 대다수의 승객들이 여수에서 하선을 원했으나 ▲400명만이 하선할 수 있었고, 나머지 1000여명의 승객들은 하선인원들이 참관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시간 동안 크루즈 내에서 강제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대기 승객들의 항의소동과 함께 보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30여명의 승객들이 이윽고, 여수에서 하선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승객들의 농성과 항의로 여수에서의 출항이 예정시간을 4시간이나 넘기는 소동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기항지 후쿠오카에서는 롯데관광 측이 출국수속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몇몇 승객들이 밀입국처리가 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여행사의 기본적인 일처리조차도 하지 못한 채 상품만 팔아 이익을 챙긴 셈이다.
무엇보다 최고의 서비스를 약속했던 크루즈 여행에서의 멘탈 붕괴적 충격은 ▲롯데크루즈의 최고책임자나 팀장, 가이드 중 어느 누구도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 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부는 “크루즈란 원래 그런 것이다”며 화를 내고 막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롯데관광이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창립 41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준비한 행사가 승객들의 항의 사태와 하선 그리고 이를 ‘입막음하기’ 위한 식의 전 승객 금전보상이라는 결과로 끝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격경쟁력이란, 기본적인 여행사 업무조차도 처리하지 못해 고객을 밀입국자로 만들고 즐겁고 행복해야 할 고객의 여행을 악몽으로 만들며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가격대에 맞는 보다 높은 서비스와 질적 수준의 여행상품이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아닐가…
한편 여행사들은 이번 사태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큰 불만이었던 “최고책임자가 동승했는데도 어떤 사과도 없었다. 롯데관광이 고객을 얼마나 하잖게 여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질타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