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피서지] 미지의 경기도 계곡에서, 색다른 휴가

7월말로 접어 드니 이젠 그야말로 휴가철의 시작이다. 온 나라가 들썩이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수많은 인파가 넘쳐나는 유명 피서지에서 사람들과 섞여 휴가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장소에서 휴가를 즐기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램. 경기 관광공사가 도내 10곳의 ‘미지의 경기도 계곡’을 소개했다. 그 두번째 비경을 소개한다.
수락산 은류골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의정부시, 남양주시 별내면의 경계에 솟은 수락산(638m)은 거대한 화강암 암벽이 노출되어 있으나 산세는 그다지 험하지 않다. 수락(水落)이라는 산 이름은 동쪽 기슭의 여러 폭포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해서 붙은 것으로 보인다. 수락산 동쪽 자락을 흐르는 계곡은 흔히 청학동이라고 부르며 옥류폭포, 금류폭포, 은류폭포, 은성폭포 등의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거느리고 있다.
계곡 입구는 실망스럽다. 사유지여서 상인들이 점령하고 있는 탓이다. 그 멋지던 옥류폭포도 이미 풀장으로 변해버렸다. 그러나 상류로 오르면 곧 안도하게 된다. 30분쯤 오르면 계곡이 둘로 갈라진다. 오른쪽은 금류폭포가 있는 금류동천으로 대부분의 수락산 등산객들이 오르는 길이며, 왼쪽은 은류폭포가 있는 은류골이다. 인적이 드문 은류골로 올라선다. 작은 쌍폭포를 지나면 웅장한 암벽을 타고 흐르는 은성폭포에 다다른다. 워낙 외진 곳이어서 알탕을 즐기며 무더위를 씻어 내리기에 그만인 일급 피서지다. 은류폭포 가는 길은 미끄러워 위험하므로 웬만하면 참자.

위 치 :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찾아가는길 : 퇴계원과 의정부를 잇는 43번 국도를 달리다가 청학리에서 수락산유원지 방면으로 들어온다. 대중교통은 4호선 당고개역에서 청학리행 버스 이용.

사패산 회룡골
사패산 동쪽 기슭의 회룡골은 회룡사와 석굴암 등 두 고찰을 간직한 데다 계곡 풍광이 빼어나고 시원해서 문화유산 탐방을 겸해 여름철 피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회룡골 탐방안내소에서 600미터 지점의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회룡사, 오른쪽 가파른 길로 올라가면 석굴암으로 이어진다. 회룡사는 681년(신라 신문왕 1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이다. 천연 석굴인 석굴암은 이성계가 조선 태조로 등극하기 전에 무학대사와 함께 3년간 대업 경륜을 폈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탐방안내소부터 회룡사에 이르는 회룡골은 계곡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그저 굽어보는 도리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피서를 즐길 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회룡사에서 조금 더 오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지류로 들어간다. 잠시 후 지류 끄트머리 절벽 아래에서 맑은 약수가 샘솟는다. 협곡을 이룬 이곳은 항상 시원한 바람이 불어 한여름에도 서늘하기 이를 데 없다. 여기서 약수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며 더위를 씻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위 치 :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찾아가는길 : 의정부 서부로를 이용해 회룡사 방면으로 들어온다. 대중교통은 1호선 회룡역 이용.

탑동계곡과 왕방폭포

탑동계곡과 왕방폭포
동두천 시내에서 동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해발 737미터의 왕방산이 솟아 있다. 왕방산은 ‘왕이 방문한 산’이라는 뜻으로, 972년(고려 광종 23년) 도선국사가 수행할 때 광종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한 후 불리는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왕방산과 그 북쪽으로 이어진 국사봉(754m) 사이로 6km에 걸쳐 흐르는 골짜기가 탑동계곡이다. 탑동이라는 이름은 인근에 고려 말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과 석불이 있었다고 해서 일컫는 것으로, 삼층석탑은 일제강점기 때 유실되고 지금은 석불만 남아 있다.
탑동계곡은 ‘동두천의 무주구천동’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긴 계곡을 따라 낭바위, 아들바위, 층대바위, 줄바위, 소하천 등 온갖 형상의 암반과 석벽, 기암괴석이 이어진다. 탑동계곡의 상류 지역은 왕방계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왕방폭포 때문이다. 왕방산 서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3km쯤 내려온 지점에 위치한 왕방폭포는 울퉁불퉁한 기암절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자태가 우람하면서 험상궂으며 한여름에도 오싹할 만큼 시원스럽다.

위 치 :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동
찾아가는길 : 동두천에서 364번 지방도를 타고 들어온다. 대중교통은 탑동-왕방 방면 동두천 시내버스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