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모스크바발, 기체결함 사고 ‘20시간 대기에도 여유만만’

모스크바 공항에서 담요 한장으로 밤을 새우는 대한항공 승객들 (사진 다음 아고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출발해 인천공항 도착으로 예정된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돼 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7시 55분(현지 시간) 인천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KE 924편 보잉 여객기가 전자 항법장치 보조장비 이상으로 20시간 지연 출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측에 따르면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한국발 화물기 편으로 결함 부품을 전달 받아 교체한 뒤 예정 시간보다 20시간 지연된 오늘 오후 3시 50분(현지 시간) 여객기를 출발시켰다.
탑승 예정 승객 233명은 공항 인근 호텔에 투숙 후 다음날 다시 출국 수속을 밟는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러시아 입국 비자가 없는 환승 비자 소지 승객 80여명에게는 그 조차의 혜택도 주어지질 못했다. 공항 밖으로 나올 수가 없던 환승 비자 승객들은 대합실에서 담요 한 장으로 밤을 새우는 참극을 겪기도 했다.
항공 운항률이 높은 성수기를 맞아 항공사들의 기체정비 미흡으로 결항 및 지연사고가 잦아지면서 승객들의 불편신고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소비자단체에서는 국토해양부에 항공사별 결항·지연사고에 대한 통계자료를 공개 요청. 국토부에서는 항공사들에게 미칠 악역향을 고려 여전히 미공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호텔에 투숙하지 못한 승객들에게는 하루 호텔비에 해당하는 한화 15만 원씩 배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