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 ( 에버리진 ) 들의 성지 ‘ 울룰루 ‘ 에 갔다 .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새벽 6 시에 출발한 울룰루 투어 버스는 5 시간을 달려 울룰루 – 카타츄타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
지구의 배꼽 울룰루는 일본 영화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에 나오는 바로 그 붉은 바위이다 . 울루루의 높이는 348m, 둘레 9.4km 로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바위다 . 그나마 70% 는 땅속에 묻혀 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
이곳의 주인인 에버리진 아낭구 부족은 지난 수천 년 동안 울룰루를 ‘ 세상의 중심 ‘ 으로 조상이 모이는 성스러운 곳 즉 ‘ 이와라 ‘ 라고 믿었다 .
그러나 18 세기 호주를 정복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호주의 주인 행세를 하며 에버리진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도시를 세웠다 . 정복자들은 기원전부터 불리던 이름들을 없애고 대신 자신들의 이름이나 고향의 지명을 본 따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 울룰루도 그 운명을 피해 가지 못했다 .
원주민들이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던 성스럽고 신비로운 바위가 결국 호주 초대 수상 (Henry Ayers) 의 이름이 붙어 전승 기념탑 같은 ‘ 에어스 락 ‘ 으로 전락한 것이다 .
하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한결같이 호주를 여행하면서 울룰루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 호주인들도 울룰루가 덩치가 큰 붉은 바위라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 관광안내소마다 ‘ 울룰루 투어 ‘ 를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있는 것을 보면 …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투어버스를 함께 타고 온 일행은 운전기사 겸 가이드를 포함해 모두 8 명이다 . 동거하는 미국 고등학생 커플 , 아일랜드 청년 , 프랑스에서 온 ‘ 마르탱 씨 ‘ 부부와 딸 , 그리고 나 .
울룰루 투어의 정점은 한 낮의 더위가 사막 한 끝으로 밀려 가고 대신 노을이 울룰루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할 때부터다 . 도착 후 짐을 풀자 마자 가이드를 따라 일행이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 곳은 노을이 질 때 울룰루를 가장 감상하기 좋은 위치였다 . ‘ 뷰 포인트 ‘ 라고 할 만 했다 .
멀리서 보는 울룰루의 일몰 풍경은 환상이었다 . 조용히 숨을 죽이며 시시각각 변하는 바위의 색과 사막의 풍경을 지켜보았다 . 순간 머리를 내려치는 충격이 왔다 . 빨갛게 타오르는 울룰루의 모습이 마치 화산 분출을 시작한 활화산 같았다 . 그러다 점점 붉은 빛깔이 테두리만 남기면서 사라지자 어린왕자에 나오는 모자그림 (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 ) 이 생각났다 .
여행자들마다 울룰루를 추억하기 위해 멋진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 기념 촬영이 끝나고 준비해 온 와인을 건배하는 여행자들도 많다 . 그 모습을 지켜 보는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하다 . 나를 포함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