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100선) 타이베이, 친절한 사람의 도시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 시민들은 친절하다 . 말로 끝내기 아쉬울 만큼 많이 친절하다 . 자유여행 도중 우연찮게 만난 타이베이 시민들은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었고 그랬기에 한국어에 능숙했다 . 혹여나 길을 물러볼라치면 주위사람들까지 몰려와 알려 주려하고 몸소 앞장서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
생전 첫 자유여행의 긴장을 무장해제시키는 이같은 편안함이 바로 타이베이만의 큰 매력이다 .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한시간여를 달리면 타이베이 중앙역에 다다른다 . 남으로든 북으로든 혹은 동서 어느 방향이나 자유여행의 첫 시작점은 이곳이다 .

타이베이 중앙역에서 파란색 노선의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을 더 가면 롱산쓰 역에 다다른다 . 1738 년에 지어진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 용산사 ( 龍山寺 ) 가 지척이다 . 이 절에는 관음보살 , 문수보살 등을 모시는 법당도 있지만 사해용왕이나 장사의 신 등을 모시는 사당도 있다 .

화려한 조각이 인상적인 이 사원은 중국 남방 식과 타이완 전통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 도착한 일요일에는 휴일을 맞아 많은 타이베이 시민들이 용산사를 방문하고 있었다 . 마침 비가 내려 절 곳곳에서 향에서 피워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꽤나 근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
용산사는 1738 년에 세워졌지만 전쟁 , 천재지변 등으로 파괴되었다 . 현재의 모습은 1957 년에 복원된 것이다 . 특히 관음보살상은 전쟁으로 본당이 파괴됐을 때도 전혀 손상을 입지 않아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영험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

용산사를 나와 동쪽으로 20 분 여를 걷다보면 거대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 중정기념당이다 . 1975 년 장제스 총통이 서거하자 타이완과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화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아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당을 건립했다 . 마침내 1980 년 완공된 이 곤물은 장제스의 호인 ` 중정 ` 을 따 중정기념관으로 정했고 , 이제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가장 인상적인 기념물로 꼽힌다 .
총면적 25 만 제곱미터의 넓은 부지에는 크고 작은 연못과 화단이 정연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1,200m 에 이르는 긴 회랑이 기념관을 둘러싸고 있다 .

거대한 정문도 볼거리이지만 기념당 양 측으로 자리잡은 국가 희극원과 국립 음악당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서 있는 위세는 참으로 생경하다 . 기념당의 높이는 70m, 중화 문화의 품격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 외부의 청색과 흰색은 자유와 평등을 상징한다 . 광장에는 매일 이른 아침부터 태극권 , 포크댄스 ,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다 .

타이베이에는 다양한 특색의 야시장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린장제 야시장을 찾았다 . 타이베이 101 빌딩에서 가장 가까운 린장제야시장은 MRT 궈푸지녠관 역에서 남쪽으로 20 분 가량 걸으면 당도한다 . 린장제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야시장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기자기한 패션 악세서리를 자랑하는 야시장이다 .

휴일을 맞아 많은 타이베이 시민들이 유명한 전주나이차를 손에 들고 야시장 구경에 나섰다 . 거리 양쪽으로 상점들이 문을 열고 있고 중앙에는 가판대에서 다양한 물품들로 손님들과 흥정을 하는 풍경은 꽤나 낯이 익었다 . 남대문시장을 보는 듯 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

생애 첫 자유여행을 꿈꾼다면 타이베이를 적극 추천한다 . 몇 차례나 길을 묻는 낯선 이방인의 물음에 친절한 미소와 함께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안내하는 그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

혐한 ? 타이베이에서 한국인이라 자신있게 말했을 때 돌아오는 것은 자신들과 한국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 그래서 나도 배웠다 . 나와 타이베이의 특별한 인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