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붉은 유니폼 “가슴 한쪽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 핏줄은 바꾼다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
" 동료들과 다른 출발 라인에 서 있으니 가슴 한쪽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 "
국제빙상연맹 (ISU) 쇼트트랙 월드컵 남자 5,000m 계주에서 러시아팀을 1 위로 이끈 안현수 (28, 빅토르안 ) 는 5 일 ( 한국시간 )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 에서 전화인터뷰로 팬들의 응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
안현수는 " 처음 러시아에 온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응원과 걱정을 함께 해주셨는데 제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 며 말문을 열었다 .
안현수는 지난 3 일 ( 한국시간 )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한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막판 스퍼트를 통해 네덜란드 선수를 제치고 1 위의 자리에 선 안현수의 가슴엔 태극마크 대신 러시아 국기가 새겨져 있었다 .
안현수의 금메달 소식이 4 일 한국에 전달되자 국내의 반응도 뜨거웠다 . ‘ 안현수 코너링 ’ 은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 이에 대해 안현수는 " 시합이 끝나면 한국 사이트를 챙겨본다 ” 면서 " 솔직히 귀화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 고 말했다.
안현수는 2006 년 토리노 올림픽 쇼트트랙 3 관왕으로 한국에서 촉망받는 선수였다 . 2011 년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이 해체되는가 하면 , 빙상계의 고질적인 파벌 싸움으로 인해 설 자리를 잃고 귀화를 결심했었다.
그는 2011 년 러시아에 귀화해 적응하는 동안 힘든 점에 대해서도 “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 급하게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려다 보니까 처음엔 몸도 많이 지쳤던 것 같다 ” 고 말했다 .
이어 “ 의사소통이 힘들 때는 딱히 말할 곳도 없고 운동도 잘 안 된다 " 며 " 후회한 적도 있지만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약해지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친구들이 생각날 때도 그냥 버텼다 ” 고 말했다 .
러시아 선수로서 한국 선수들과 시합에서 마주치게 되는 소감도 밝혔다 . 그는 " 시합 중 한국의 동료나 후배들을 마주치게 되면 조금 말할 수 없는 어색함이 사실 존재한다 " 며 " 뭔가 새롭다 . 다른 나라로 출발 라인에 서 있으니 가슴 한쪽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 고 말했다 .
또 그는 2014 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 계주에서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 고 말해 계주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진행자가 “ 그렇게 되면 한국 대표팀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못 따게 된다는 건데 … ” 라고 말하자 , 안현수는 “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그런 부분을 많이 걱정하시는 것 같다 ” 고 말했다 . 그는 이어 “ 핏줄은 바꾼다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언젠가 돌아와서 지도자 생활을 하거나 한국팀을 위해 일할 계획이 있다 ” 고 밝혔다 .
안현수는 현재 2014 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러시아팀에서 훈련 중이다 . 안현수가 합류한 후 러시아팀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 안현수는 " 올림픽 때 어느 종목이든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 면서 " 마지막에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경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계주에서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