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사망, 베네수엘라 14년 장기집권의 폐막

▲지난 달 22일 한 시민이 차베스의 포스터를 들고 그의 회복을 기원하는 촛불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 (AP=연합)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 일 ( 이하 현지시간 ) 끝내 사망했다 .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 군사적 지도자로 14 년간 장기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 2 년 전 발병한 암으로 인해 치료를 받아왔으며 , 최근 합병증에 의한 호흡곤란증세를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날 저녁 국영 방송을 통해 " 우리는 가장 힘들고 비극적인 소식을 받았다 " 며 " 거의 2 년 가까이 병마와 치열히 싸워온 차베스 대통령이 저녁 4 시 25 분에 사망했다 " 고 밝혔다.
앞서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해 " 차베스 대통령이 심각한 호흡기 질환이 새롭게 발생해 치료를 받고 있다 " 며 " 가장 힘든 시간에 돌입했다 " 고 밝힌 바 있다 .
1992 년 군사 쿠데타에 실패한 차베스는 2 년여 동안 수감생활 후 1998 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며 이듬해 44 세의 나이로 베네수엘라 최연소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 2000 년 헌법 개정을 통해 재선된 차베스에 반기를 든 반군들이 2002 년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그의 권좌는 살아남았다 .
당시 차베스가 미국을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미국과 대립구도에 서게 됐다 . 쿠데타를 계기로 그는 한층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며 반미좌파의 ‘ 독재자 ’ 로 불리게 된다 .
이후 차베스는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 국제유가 상승으로 축적된 국가 재정을 그의 포퓰리즘 정책에 쏟아 부었다 . 이를 통해 차베스는 집권 초기 50% 선을 넘나든 실업률을 2011 년 32% 까지 끌어내리는 등 포퓰리즘 정책 ‘ 민심 잡기 ’ 에 성공하면서 ‘ 빈민구제가 ’ 라는 또 다른 칭호를 받게 된다 .
‘ 독재자 ’ 와 ‘ 빈민구제자 ’. 이 둘만큼이나 극단적인 면을 가졌던 차베스의 죽음에 일각에선 ‘ 자유와 해방 ’ 을 다른 일각에선 ‘ 비탄과 애도 ’ 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미국은 차베스의 죽음에 대해 “ 도전의 시간 ” 이라고 표현하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대한 지원과 양국의 건설적인 관계발전에 대해 재차 확인했다 .
이외 차베스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차베스의 사망설을 접한 후 모든 일정을 접었으며 , 페루 의회는 1 분간 묵념을 올렸다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즉각 베네수엘라 방문길에 올랐고 칠레와 에콰도르 정부는 진심어린 애도를 표했다 .
한편 차베스의 죽음으로 공석이 된 베네수엘라 대통령직은 디오스다도 카벨로 국회의장이 대행으로 과도정부를 이끌게 되며 재선을 주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