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폐지론, “메이저리그와 WBC 공존 어렵다”


[미디어원=권호준 기사]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 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 ‘ 야구 종주국 ‘ 미국이 WBC 에서 3 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미국 내에서 WBC 폐지론이 일고 있다 .
올해 3 회째를 맞는 WBC 를 위해 미국은 ‘ 명장 ‘ 조 토리 감독을 선임하며 우승에 의욕을 보였으나 2 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
‘ESPN’ 에서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커트 실링은 지난 15 일 ‘ 베이스볼 투나잇 ‘ 프로그램에 나와 " 토리 감독조차도 이번 대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 감독 업무를 제대로 마칠 수 없었다 . WBC 에서는 어느 누가 감독을 맡아도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 것이다 " 고 지적했다 .
토리 감독도 2 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후 " 패배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전력을 다했고 상대가 좋았다 " 고 인정하면서도 "WBC 는 어디까지나 스프링캠프 기간 중 열리는 대회다 . 여기서 선수들을 무리시킬 수 없다 .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피로도 누적되거나 부상을 당하면 큰 일 난다 " 고 털어놓았다 . ‘ 명장 ’ 토리 감독일지라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
이에 대해 실링도 " 결국 메이저리그와 WBC 의 공존은 어렵다 . 4 년 후 4 회 대회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를 거듭해야 할 것이다 . 개인적으로 향후 WBC 개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 고 말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
‘ 폭스스포츠 ‘ 해설자로 몸담고 있는 메이저리거 출신 맷 스태어스 역시 지난 16 일 방송에서 "WBC 는 한계에 왔다 . 정규시즌 개막 직전이 아닌 다른 시기에 열리지 않는 이상 대표로 발탁된 선수들은 부상이 무서워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 고 꼬집었다 .
메이저리그 관계자도 " 원래부터 메이저리그 구단 구위층에서는 WBC 개최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강했다 . 이번 대회에 미국이 우승을 놓치게 됨에 따라 WBC 반대파의 세력과 발언권이 강해질 것이다 . 이번 3 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WBC 가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 고 분위기를 전했다 .
하지만 이번 WBC 는 역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28 개국이 참가했고 , 네덜란드가 유럽국가로는 최초로 4 강에 진출하는 등 야구의 세계화가 이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마당에 WBC 는 유일하게 남은 세계적인 야구 대회다 . 그러나 시즌 직전 열리는 WBC 의 시기성이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