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박예슬 기자)매년 여름, 방학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미술과놀이>전이 오는 7월 26일(금)부터 8월 25일(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객원큐레이터 김이삭 관장, 그리고 10명의 작가들과 함께 <놀이시작>이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고 또 다른 10년을 열고자 한다.
미술관에서 놀자! <놀이시작>전
<놀이시작>은 예술에 대한 열린 태도, ‘향유자’가 ‘놀이’로써 즐기는 예술을 전제로 한다. 예술이란 공부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향유 할 때 비로소 그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을 통해 진정한 즐거움을 느껴본 사람은 예술이 자신의 세계를 얼마나 깊고, 넓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시회 관람 역시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즐거운 ‘놀이’여야 하고, 이번 전시는 그 즐거움을 위한 ‘놀이’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참여 작가중 한명인 홍지윤은 “나의 작업은 놀이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처럼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과학,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전문가들의 첫 시작을 “놀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도 어릴 적 누이의 피아노 소리를 흙바닥에 그리며 놀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하고 노는지, 내 아이가 무엇을 하며 노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놀이’는 누군가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이 미술 전시의 새로운 10년, 새로운 놀이의 시작
지난 10년간 40만의 누적 관객이 찾은 <미술과놀이>가 2013년 두 번째 시즌의 시작인 <놀이시작>으로 어린이 대상 현대미술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놀이시작>은 어린이와 그 가족 모두가 같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볼 것인지, 관람객이 직접 결정하도록 기획되었다. 대부분의 전시가 정해진 동선에 따라 감상하도록 기획된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관객이 스스로 동선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규칙 없는 예술을 즐기는 새로운 ‘놀이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작품의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적은 수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감상하고, 제대로 소통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와 함께 전시되는 대부분의 작품이 참여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신작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놀이에 관한 질문들, 참여 미술가들의 상상력
전미래의 <Rolling City>는 백색건축물을 관람객이 직접 옮길 수 있도록 전시되어 늘 정해진 길을 정해진 속도로 가야하는 우리 현대인에게 스스로 길을 만들고 환경을 나에 맞춰 보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김경주의 AD(Analog Drawing)는 디지털 픽셀을 아날로그 필름으로 교체하여 벽면에 설치하는 작업인데, 작가의 설치작품에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다. 홍순명은 놀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을 조각난 회화로 표현하며 ‘놀이’가 부재한 상태의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전한다. 서혜영은 벽돌(Brick) 드로잉과 설치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놀이 속에 숨어있는 고정된 관계를 허무는 작업을 선보인다.
놀이는 보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도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 될 것이다. 참여 관객은 보고, 느끼고, 만지고, 소리 지르면서 <놀이시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참여 작가들이 보여주는 놀이에 대한 관점은 새로운 놀이문화를 상상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전시기획자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어린이 박물관 관장, <미술과놀이> 객원큐레이터)
어린시절부터 미술관·박물관을 좋아해서 다양한 전시회를 관람하며 꿈을 키웠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미술관교육학을 전공하였고, 스미소니언,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 등 미국의 국립미술관에서 근무하였으며 에듀케이터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귀국하여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에서 어린이박물관 건립팀에 합류하여 2001년 한국 최초로 국립박물관 에듀케이터 별정 6급으로 근무하였다. 2004년 독립이후 <터치,터치>, <세라믹판타지>, <미술관사파리> 등 어린이 대상의 현대미술 전시회를 기획했고 2007년 한국 최초의 어린이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을 설립했다.
<놀이시작>은 보는 전시가 아니다. 작품에 참여하고 작품과 대화하면서 경험하는 전시이다. 2013년 여름, 현대 미술가들의 탁월한 기량을 함께하며 나만의 놀이, 나만의 길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놀이를 통해 교육 효과와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 함께 행복해지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김이삭 객원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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