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만 알아도 체코여행은 즐겁다
프라하에서 트램 120% 활용
<도심을 가로지르는 22번 트램>
여행을 떠나려는 배낭여행자의 발목을 잡는 것은 ‘모르는 길’을 가야한다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 ‘행여나 길을 잘 못 들어 괜한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 꼭 봐야할 것이 있는데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까’ 등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
한정된 일정과 계획 속에서 이동의 편리성은 그만큼 중요하다. 길만 제대로 알아도 그 여행은 이미 즐겁고 멋진 추억이 가득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법이다. 배낭여행자의 편의와 이동성을 늘려줄 ‘트램’도 고마운 이동수단임이 틀림없다. 특히 체코의 ‘프라하’에서는 더욱 그렇다.
#트램은 편안한 여행을 위한 지름길
트램(Tram)은 교통수단의 하나로, 주로 도로상에 만들어진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자동차를 뜻한다. 한국에서도 노면전차, 또는 시가 전차라는 말로 한때 운행된 적이 있으며, 현재에는 세계 약 50국의 약 400개 도시에 존재하고 있다.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는 이 트램이 잘 발달돼 있는데, 더불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운영되고 있어 이동이 편리한 도시다. 대중교통용 티켓은 트램 뿐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등에서도 똑같이 쓸 수 있어서 프라하에서의 대중교통을 용이하게 도와준다.
대부분 1일권으로 사용을 하는데, 사실 1일권보다는 24시간권 티켓으로 보는 게 맞다. 런던처럼 날짜 단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단위로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2월 5일 오후 3시에 펀칭(개표)을 하면, 그 다음날인 12월 6일 오후 3시 전까지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20/30분 티켓은 가격이 저렴해서 좋긴 하지만, 요금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제한이 있다. 좀 더 정확히는 5정거장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 이상을 가고자 할 경우는 기본(Basic) 티켓으로 구입을 해야 한다. 사실 프라하가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도시임을 감안한다면, 또 걷는 것을 좋아할 경우 하루에 기본티켓 2~3장만으로도 얼마든지 다닐 수 있다. 또한 3일권의 티켓(330코루나)이 1일권의 3장(300코루나) 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도 있겠지만, 6~15세 사이의 자녀가 무료탑승이 가능하므로 고려해 볼만 하다.
메트로역에 있는 발권기에서는 지하철과 트램 등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한다. 반면 트램만 이용할 경우엔 트램정류장 부근에 있는 한국과 비슷한 가판대 혹은 ‘TRAFICA’라고 쓰인 상점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은 2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일권(100코루나)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펀칭 후 30분 이내 혹은 5정거장 미만(이 경우 환승이 불가하다)을 사용할 수 있는 20/30분 티켓(18코루나), 펀칭 후 75분 이내 자유롭게 환승가능한 티켓(26코루나) 순으로 많이 이용된다. 단 백팩을 제외한 캐리어가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티켓(13코루나)을 구매해야 하니 유의해야 한다.
티켓 구매 후에는 트램 정류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정류장에는 트램의 도착시간이 안내돼 있고, 다음역 부터의 노선안내까지 숫자로 표기하는 등 승객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트램에 탑승했다면 안에 있는 개표기에 펀칭을 해야 한다. 프라하의 경우 대중교통 탑승이 무척 자유롭기 때문에 그만큼 무임승차의 단속도 심한 편이다. 티켓 검사는 불시에 검문하는 식이다. 무임승차나 적절한 티켓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950코루나의 벌금(티켓이 있다 하더라도 개찰기에 찍지 않으면 역시 벌금이 부과되니 주의하자)을 내야하며, 현장에서 검표원에서 즉시 지불한 경우에는 500코루나를 내야 한다. 하지만 관광객에게는 검문인 마음대로 벌금을 매기니 조심해야한다. 특히 동양인에 대한 검표는 매우 심하니 티켓은 꼭 구입하고, 사용 전에는 개찰기에 꼭 펀칭을 하도록 하자.
한편, 트램 티켓은 자판기 이외에 역무원에게도 구입할 수 있다. 역무원에게서 사는 티켓이 좀 더 예쁘기 때문에, 관광기념으로 간직할 생각이라면 이왕이면 역무원에게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트램 22번 타면 프라하 시내는 내 손에
트램 22번은 프라하의 주요 관광지를 전부 훑고 지나가는 황금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철 A선 카를로보 나메스티(Karlovo Namesti) 역 근처나 국민극장 뒤편(TESCO 근처) 등에서 빌라 호라(Bila Hora)방향으로 22번 트램을 타면 신시가지를 뚫고 지나가 옛 시가지 방면으로 약간 올라갔다가(안타깝게도 옛 시가지 중심으로는 어떤 트램도 들어가지 않는다) 카를교 남쪽 바로 아래 있는 레기교(Most Legii) 위를 달린다.
카를교 다리위에서는 일정한 간격을 따라 서있는 조각상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는 소원을 이뤄준다는 조각상이 있다. 소원을 비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냥 소원을 비는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을 바라만 봐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렇게 몰타바 강을 건너면 강변을 따라 소지구로 갔다가 프라하 성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다. 그다음에는 벨베데레 근처를 지나 스트라호프 수도원 아래쪽으로 빠져나간다.
<레기교에서 바라본 카를교와 시내 전경>
<성 비타성당의 웅장한 위용>
곧장 성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Prazsky hrad(프라하성) 정류장에서 내려 벨베데레 궁전이 있는 정원을 통과해 성 비타 성당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또한 도보코스를 원한다면 여기서 2정류장 다음인 Pohorelec에 내린 후 로레타 성당과 스트라호프 수도원, 프트르진 타워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페트르진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Ujezd 정류장으로 이동하자. 그곳에서 다시 22번 트램을 타고 Prazsky Hrad로 이동하면 프라하성을 구경할 수 있다.
체코를 대표하는 국가적 상징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큰 성인 프라하 성 안에는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성비타 대성당과 화려하고 중후한 멋이 있는 크리제 교회 외에도 국립 미술관, 구 왕공, 비타성당, 성조지바실리카, 대통령 관저, 황금골목(Zlata Uicka), 수도원 등이 볼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또 여유가 된다면 다양한 야간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보는 프라하 시내와 블타바 강의 전경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될 만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트램은 이미 체코 프라하를 관광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이 되었다. 배낭여행자라고 무조건 도보여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트램을 타고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건물,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을 스케치해 머릿속에 간직하도록 하자.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대중교통의 편안함과 더불어 진정할 여행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리얼 정보
프라하에서의 숙박은 호텔보다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호텔보다 장점이 더 많아 고려할 만하다. 단순히 여행자가 아닌 프라하 시민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아파트렌털 비용도 호텔에 비해 저렴하다.
프라하의 역사적 건물들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걸 감안해, 층계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여부와 메트로나 트램 등 교통편이 편리한지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아파트 가격은 규모와 위치, 시즌에 따라 다르다. 숙박 대행사이트 www.apartment.cz.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보며 예약할 수 있어 편리하다.
호텔을 이용하려면 프라하 중앙역내에 있는 ‘Ave’라는 숙박 안내소를 이용하자. 대부분의 호텔정보와 비교적 저렴한 호텔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한항공이 인천~프라하 구간 직항편을 주 3회(월ㆍ목ㆍ토)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1시간 30분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