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세계, 건강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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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질병, 사고, 생산성 등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 때 음주문화 캠페인을 할때 ‘음주도 문화입니다’라는 말을 썼던 것을 보면 분명 음주도 문화인 것이다. 문화의 사전적인 의미가 ‘인간사회 구성원이 함께 누리는 가치 있는 삶의 양식’임은 널리 알려진 일인데 음주가 문화임을 재차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국민의 80.1%가 음주경험자이고, 알코올 남용 또는 의존자가 19.5%라는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최근 통계를 보면 그 이유는 명백한 것 아닐까. 더욱이 폭탄주 마시기, 잔 돌리기, 2차 이상 가기, 강요하기, 급히 마시기 등 잘못된 술자리가 계속되고, 청소년과 여성 음주자수와 그들의 음주량이 급팽창하는 상황으로 인해 개인과 가족, 사회에 발생하는 피해가 너무 커서 음주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안이 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술은 백약 중 으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건전한 술자리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맞는 건전한 음주문화를 재정립하고, 피할 수 없는 술자리를 즐겁게 만들며, 술의 노예가 되기보다 술을 삶의 윤활유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은 사실 그다지 어렵지 않다. 기독교인이 10계명을 지키고, 불교도가 5계명을 지키듯이, 음주자가 10계명을 지키면 가능한 일이다.

즐겁게 떠들면서 안주와 함께 마셔라

1계명. 술을 마실 때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동료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마셔야 한다. ‘즐거워서 한잔, 시름을 달래려고 한잔’이라는 말이 있지만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와 술이 합쳐지면 술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에 직접 작용하여 스트레스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2계명. 술은 억지로 마시지 않아야 하며, 동료에게 술을 강제로 권해서도 안 된다. ‘술은 권해야 제 맛인데 웬 말이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주량을 넘는 음주는 권하는 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
3계명. 술은 급하게 마시지 말아야 한다. 과음이 건강을 상하게 하지만 폭음은 더 나쁘다. 그 이유는 폭음자의 음주 후 문제가 과음자보다 3배가 넘기 때문이다.
4계명. 1차에서 끝내야 한다. 과음과 폭음의 피해는 통상 2차 음주로 가중된다. 2차 이상에서는 폭탄주 같은 놀이성 음주가 추가되는 풍토가 있어 더욱 그렇다. 굳이 2차를 가려면 중간에 1시간 이상 비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갖는 지혜가 필요하다.
5계명. 안주가 없는 술자리는 피해야 한다. 술은 마시기 전에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거나 먹으면서 마셔야 한다. 이렇게 하면 공복 때보다 3배 이상 알코올 흡수속도를 늦추고, 알코올의 체내 축적을 막아준다.
6계명. 음주량은 가능한 한 주종별 표준 잔으로 3~5잔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주량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주량은 남성의 경우 2잔 이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7계명. 아무리 늦어도 마지막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집으로 갈 수 있는 시간에 술자리를 끝내도록 하자. 늦은 시간 음주는 질병이외에 다른 사고도 부른다. 교통사고가 세계적이라는 오명과 음주관련 교통사고의 다발을 막는 길은 음주시간을 줄이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8계명. 매일 계속해서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소한 1주일에 2일은 ‘술 없는 날’로 정해서 실천해야 한다. 인간의 간세포가 특유한 재생능력을 가진 것은 인정하지만 최선의 간 기능 회복방법은 일정기간의 금주이기 때문이다.
9계명. 진통제, 수면제, 당뇨병 치료제 등 다른 약물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술과 약물의 결합으로 뇌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영양소 대사, 독성물질 결합 및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간이 파괴된다.
10계명. 독한 술은 희석하여 마시자. 알코올은 거짓이 없는 화학물질로, 몸 속에 들어가는 양만큼 몸을 취하게 한다. 독한 술은 당연히 몸을 빨리 취하게 하고,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 등 독성 물질을 빨리 생성시킨다.

음주자 10계명

1. 술을 마실 때에는 웃고 이야기하며 마신다.

2. 술은 억지로 마시지 않으며, 억지로 권해서도 안 된다.

3. 술은 급하게 마시지 않는다.

4. 1차에서 끝낸다.

5. 안주가 없는 술자리는 피한다.

6. 음주량은 표준 잔으로 3~5잔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7. 마지막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귀가하도록 술자리를 끝내자.

8. 최소한 1주일에 2일은 ‘술 없는 날’로 정하고 실천하자.

9. 다른 약물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다.

10. 독한 술은 희석하여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