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숨은 그림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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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그림자 찾기

고 운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
새벽부터 나선 걸음이 무겁기만하고
집에 두고온 가방 하나
눈에 밟혀 떠나질 않는다

등대앞에서 서성이다가
쓰러져 잠들어버린 후에도
지나가는 해풍에 실려온 비린내가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가면을 쓴 채 웃음을 따는 해녀의 몸짓이
머리위에서 맴도는 태양처럼
어지럽기만 하다
내가 지금 꿈꾸고있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