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긴장고조, 관광산업 몰락위기…“냉전 종식 이후 최악”

얄타회담이 열렸던 '리바디아 궁'은 크림반도의 대표적 관광명소, 죽기 전 꼭 가봐야 하는 '버킷 리스트'에 항상 포함된다.
(미디어원=구윤정 기자)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구도로 우크라이나 최대 관광지인 크림반도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 관광 성수기인 5 월 , 모든 호텔과 리조트 예약은 취소되고 , 개최 예정이었던 대형국제회의를 비롯한 행사 역시 전부 취소된 상황이다 .

크림반도 알루시타에 위치한 래디슨 리조트의 매니저 유크셀은 위기 현재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

그는 “4 월까지 6 개의 대형국제회의의 개최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전부 취소된 상태다 ” 며 “ 누구도 냉전 종식 이후 최악의 동서 대결의 현장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 고 탄식했다 .

또 알루시타에 2 년째 거주하고 있는 터키 출신 유크셀은 사람들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

특히 그는 “ 영국외무성에서 크림반도 여행을 금지하고 체류 중인 영국인들에게 즉각 떠날 것을 명령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 고 말하며 “ 그러한 부정적인 몇 마디 언사가 모든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 고 설명했다 .

5 월의 첫 주는 알루시타의 따뜻한 봄 날씨와 생명의 기운이 샘솟는 바닷바람을 만끽하지 위해 찾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시기이다 . 하지만 알렉산더호텔의 매니저인 아고라는 “ 예약은 모두 취소되었고 미래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 며 울상을 지었다 .

남부 해안 지역의 주민들은 이번사태로 막 개화하기 시작한 크림반도의 관광산업이 무너져 내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 관광산업이 이 지역 핵심 ‘ 캐시 카우 (Cash Cow: 수익창출원 )’ 이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강원도 크기인 크림반도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붐빌 만큼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 작년 이곳을 찾은 관광객 수는 모두 600 만명으로 관광수익만 1 조 5 천억원에 달한다 .

우크라이나의 경제장관인 파브로 쉐르메타는 “ 향후 한 달 내로 여름휴가의 행선지가 결정될 것인데 크림반도가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 ” 이라고 전망했다 .

캐더린대제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1783 년 이후 크림반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북구인들을 매료시켰으며 19 세기말까지 러시아 귀족들은 호화로운 여름별장과 다차를 짓고 낭만을 즐겼다 .

가장 대표적인 건물은 러시아 마지막 황제의 여름 별장으로 지어진 ‘ 리바디아 궁 ’ 이다 . 이곳은 1945 년 2 차대전의 종전을 앞두고 스탈린 루즈벨트 처칠이 모여 전후 유럽의 재편을 논의 했던 얄타 회담이 열렸던 곳으로 유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