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항활주로 중에는 색다른 입지조건하의 공항이 더러 있다 . 그 중에서 유럽 · 이베리아 반도 남동쪽 끝에 위치해있는 영국령 지브롤터 (Gibraltar) 라는 좁은 공간에 위치한 공항은 더없이 색다른 존재다 .
지중해의 서측 출구 , 스페인과 모로코에 사이에 있는 지브롤터 해협의 지중해 쪽에 작은 반도가 있는데 곧 지브롤터다 . 면적은 불과 6.5 평방킬로미터 (197 만평 ) 의 좁은 곳인데 이곳에 공항이 있다 . 그것도 엄연한 국제공항이다 .
이 공항은 A 급 공항임에도 불구하고 , 조종사들이 ‘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 으로 뽑은 곳이다 . 09/27( 동서 ) 방향으로 길이 1,628m × 46m 짜리 활주로 1 개를 지닌 이 공항은 , 지브롤터 바위산 ‘ 더 록 (the rock)’ 에 나란히 있는데 동쪽에서 서쪽 (09 방향 ) 으로 진입할 때 좌측 바위산 옆에 있는 활주로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
해발 426 미터의 바위산 동쪽은 깎아지른 벼랑으로 돼있다 . 요즈음의 기준으로는 이런 곳에는 절대로 공항이 들어설 수 없다 .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에서 제정한 공항의 장애제한표면 제한사항 중에 수평표면이 반경 4,000m 이내에 높이 45m 이하라고 못 박고 있다 . 바위산이 공항 바로 옆에 있으니 당연히 깎아야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
활주로는 북쪽에 있는 스페인 국경선과 근접해 있고 활주로용지가 매우 좁다 . 그래서 유도로는 우측 ( 동쪽 ) 북쪽에만 설치돼있다 . 동쪽에서 내린 항공기는 활주로 서측 끝에 있는 터닝패드 (U 턴지역 ) 에서 선회해서 되돌아와야 하며 , 그동안 다른 항공기는 이착륙 할 수 없다 .
이곳 활주로는 계기착륙장치 (ILS) 가 설치돼있지 않아 , 시계비행으로 착륙해야 한다 . 또 , 남북으로 지브롤터와 스페인을 잇는 윈스턴처칠로 (Winston Churchill Avenue) 가 활주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 그래서 항공기 이착륙 시는 이 도로에 차단기가 내려와서 항공기가 안전한 위치까지 지상주행을 마칠 때까지 , 차량이나 보행자의 통행이 금지된다 . ( 그 옛날 부산 · 수영공항이 김해로 이전하기 전 , 해운대와 부산 시내를 잇는 도로가 이곳을 통과하여 신호등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활주로는 , 좌우 모두 바다로 돼있으며 , 남쪽으로 지브롤터 바위산이 위치해있다 .
이 바위산이 난기류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곳에 착륙하는 조종사들은 그만큼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한다 . 그래서 조종사들이 뽑는 위험한 공항에서 항상 유럽 1 위 , 전 세계에서도 톱 5 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
지브롤터공항의 위치 , 우측 지도 위 점선이 스페인과의 국경선이고 남쪽 ( 아래쪽 ) 에 바위산 (the rock) 이 있다 .
지브롤터는 , 이베리아 반도 남동쪽 끝에 튀어나온 작은 반도로 , 지브롤터 해협을 감시할 수 있는 항구이자 지중해 출입구를 지키는 전략적 요충지다 . 흔히 ‘ 지중해의 열쇠 ’ 로 군사적 · 해상교통상 매우 중요시되어 왔다 . 현재도 영국군이 주둔하고 있다 .
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위산 (the rock) 은 , 고대로부터 서쪽 항해의 끝자락에 있는 ‘ 헤라클레스의 기둥 ’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 반도는 8 세기부터 무어 (Moor) 인 , 레콩키스타 (Reconquista= 에스파냐의 그리스도교도가 이슬람교도에 대하여 벌인 국토회복운동 ) 후는 카스티야라고 astilla) 왕국 , 16 세기부터 스페인 , 18 세기부터 영국 점령 하에 있지만 , 그 영유권을 둘러싸고 지금도 영국 · 스페인 사이에 분쟁이 상존하고 있다 .
전문가특별기고: 한수성 항공 전문가 ©한수성